대자동 원지피 식물원 황수자 대표

▲ “우리 자생 식물은 어린 묘부터 잘 키워져야 하고, 30년 가까이 외길을 걸었듯이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우리 꽃 보급과 지피식물 소재 발굴에 더 정성을 쏟고 싶다”고 황 대표는 뜻을 밝혔다.

“우리 자생식물은 어린 묘부터 잘 키워져야 합니다.”

무릎 이하의 땅을 덮는 모든 식물을 지피식물(자생식물, 야생화, 초본류 등)이라고 한다. 그 지피식물을 30년 가까이 보듬으며 가꾸고 있는 황수자 대표. “작은 꽃잎이 피워내는 소박한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는 황 대표.

농업고등학교 시절 3년 동안 온실 당번을 하였는데, 그때 우리 토종꽃의 정겨운 모습이 마냥 좋았다고. 학교를 졸업하고 씩씩하게 여군으로 5년 동안 근무를 했던 그녀는 81년 결혼과 함께 고향인 강원도를 떠나 대자동에 정착했다. 구절초, 원추리, 옥잠화, 돌나물, 맥문동 등 5가지 품목으로 약 200평에서 시작했다.

그녀는 처음엔 지피식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부족으로 정성들여 키워놓고도 10년 넘도록 판로 개척이 안 되어 힘들어 했다고 한다. 또한 시할머니, 시부모님, 시동생 등과 함께 9식구가 13년 동안 비닐하우스에서 겨울엔 난방도 못하고 생활하기도 했다.

저녁엔 화장품 판매원과 식당일을 하며 운영자금을 마련한 적도 있다. 그녀는 “발 벗고 나서서 우리 꽃 알리기에 애쓰게 되었다”고. 86년 무렵 꽃창포가 다른 이름으로 방송되는 것을 보고 우리 꽃을 제대로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후 MBC, KBS에 야생화를 들고 찾아가서 출연하여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87년 한강관리사업소 여의도 선착장 63빌딩 부근에 처음 구절초를 식재하였는데, 관리자가 배수가 잘 되는 곳에 심지 않고 평지에 심어서 장마철에 녹아내린 적이 있어서 다시 모종을 떠서 식재하기도 했다고 하는 황 대표. “우리 꽃은 반드시 자랄 수 있는 적당한 환경에 심어져야 한다”고.

88올림픽을 앞두고서는 한강관리 사업소 잠실, 잠원, 이촌, 양화, 뚝섬 유원지에 원추리, 구절초, 붓꽃이 나갔는데, 지피식물원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계속해서 89년 대전 계룡대, 제주 여미지 식물원에도 나갔고, 90년대에 청와대에 식재를 하였는데 대기업 및 관공서에서 조경하층 식재로 야생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92~94년 용인 에버랜드, POSCO, 삼성의료원, 코엑스빌딩, 야생타워, 국회의사당, 서울시 25개 구청에 식재되면서 야생화가 붐을 타기 시작했고, 93년~96년 한국 고양 꽃 전시회(4회)에서 야생화를 알리기 위해 자비로 참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97년 고양 세계 꽃 박람회 자생관을 앙증맞은 우리 꽃으로 소담스럽게 장식했다.

98년엔 한밤중에 700mm의 폭우가 쏟아져서 공릉천 범람으로 하우스 뼈대만 남기고, 식물은 대부분 떠내려가서 복구하는데 무려 1년이 걸렸다.

황 대표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꾸준한 재배기술과 품종개발로 활성화시켰다”고. 그리하여 4만 평에서 길러진 지피식물은 전국으로 날개 돋힌 듯 나가서 식재되었을 뿐만 아니라, 산림청 산하 임업연수부에서는 야생화 교육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우리 야생화는 독성이 없어서 어린 순은 먹을 수 있고, 어여쁘게 꽃도 피운다고 하는 황 대표. “30년 가까이 외길을 걸었듯이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우리 꽃 보급과 지피식물 소재 발굴에 더 정성을 쏟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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