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동 소망의 집 자원봉사자

덕양구 행신동 650-11, 시립도서관 옆 골목길을 오르다보면 허름하게 자리잡고 있는 소망의 집(972-5571). 이곳에는 현재 가족이 없는 할머니 6명, 장애인 3명, 고아 1명이 살고 있다.

미인가 시설이라 소망의 집을 꾸려나가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지만 은밀한 중에 도와주는 손길을 기다리는 김영숙 원장의 기도는 오늘도 계속된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봉사하는 일은 드러내놓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김원장은 강조한다. 이곳에 자리잡은지 3년째 되는 김 원장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에도 보여지는 후원을 정중히 거절하며 묵묵히 소망의 집을 꾸려왔을 정도.

3월 21일 매달 초와 말일에 이곳을 방문하여 도움의 손길을 펴는 몇몇 사람들을 소망의 집에서 만났다.

"저희는 정말 작은 도움 밖에 드리지 못합니다."라고 말을 시작한 김영수씨(토당동, 36세)는 "사람들은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하거나 연말연시때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다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잊고 삽니다. 우리는 무슨 때가 아닌 평소에 어려운 분들을 위해 봉사를 하자는 생각에 작년 12월부터 이곳을 방문하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남자 2명과 여자 4명, 주위에 후원하는 몇 사람의 적은 인원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다가 소망의 집을 소개받고 처음 방문한 후 문을 나서며 만장일치로 이곳을 택했다. 김 원장의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과 어려운 사람들을 내몸같이 사랑하는 마음을 회원 모두 느꼈기 때문. 이제 김 원장도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마음편히 의논할수 있는 편안한 사이가 됐다.

이들은 각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종교도 다양하다. 김 원장이 운영하는 소망의 집은 기독교 사랑의 공동체지만 불교, 천주교를 믿고 있는 이들에게 종교의 다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다.

"회사일에 스트레스가 쌓여 머리가 아프다가도 소망의 집에 다녀가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우리가 이곳 분들에게 도움을 받는 느낌입니다." "소망의 집에 오면 옛날 시골집이 생각나고 친 할머니를 뵙는 것 같아 마음이 푸근합니다."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나 이곳에 다녀가면 제 생활을 반성하곤 합니다."라며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회원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어졌다.

총무를 맡고 있는 차영미씨는 봉일천에서 한달에 두 번 이곳을 방문한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소망의 집 식구들과 인사를 하고 필요한 물건이 없나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저희는 마음만큼 큰 도움을 못드립니다. 후원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느낄때마다 더 못 도와 드리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 김 원장님과 저희의 바램은 은밀한 중에 봉사하려는 많은 분들이 이곳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끝내 사진 촬영을 거부한 이들은 앞으로 더 열심히 숨어서 하는 봉사를 해야겠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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