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부업3-다가구 청소 대행업

일산동에 사는 이은미씨(36세)는 오전 8시 30분이면 딸 선영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자전거에 빗자루와 걸레를 챙겨 집을 나선다. 이씨가 도착한 곳은 집 근처 16세대가 살고 있는 4층 건물 다가구 주택. 건물 입구에 자전거를 세우고 이씨는 청소를 시작한다.

4층부터 쓸고 닦고 재활용 분류작업까지 시간이 30분 정도 걸린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옆 동네 19세대가 살고 있는 다가구 주택으로 이동…. 이렇게 오전에 네 군데 가량을 돌고나면 낮 12시. 어느덧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이은미씨가 하고 있는 부업은 ‘다가구 청소대행업’. 학원 강사였던 이씨는 아이의 양육문제로 학원을 그만 두었다. 이씨는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아이를 맡기고 직장을 다니는 일은 쉽지 않았다. 더구나 학원 강사의 수입이 많지 않아 탁아비용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인 2년 전부터 이씨는 부업을 찾아 광고지를 뒤지다 다가구 주택 청소할 아줌마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처음 이 일과 인연을 맺었다. 한동안 다가구 주택 건설붐이 일어 일감이 많았지만 요즘은 주춤한 추세. 처음에는 2-3명이 한 조를 이뤄 승용차로 이동하며 일을 했지만 늦게 끝나는 날이 많아 얼마 전부터 이씨는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일만 맡기로 했다.

다가구 청소대행업에는 다가구 청소 및 관리를 맡아하는 경우와 청소와 재활용 분류 작업만 하는 두 가지 종류의 일이 있다. 관리를 맡아하는 경우는 세대별로 관리비를 받아 공동 수도요금이나 공동 전기요금을 납입하고 하자 보수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오전시간에만 하는 일을 원하는 주부의 경우 청소와 재활용 분류 작업만 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이씨의 경우 일주일에 두 세번 가서 청소하는 다가구 주택이 8군데이고 수입은 70만원선이다. 관리까지 맡는 일을 하다보면 수입은 많아지나 밤늦게 관리비를 받으러 다녀야하고 이사 오고 가는 것을 체크 해야하며 수시로 입주민들의 불편사항을 해결 해야하는 어려움 때문에 이씨는 청소만 하는 일을 고집하고 있는 상태.

남편이 사업을 한다는 이은미씨가 일을 하는 이유.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려고 일을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일이든 일로 인정받는 것에 기쁨을 느낍니다.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자 한다면 정말 할 일은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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