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의 편지

지난 주 고양시장 후보 초청토론회를 열었다. 한나라당 강현석 후보와 민주당 최성 후보의 양자 대결구도가 얼마나 경쾌한지, 신명나게 토론회를 준비했다. 이번에야말로 정책선거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고양신문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사명감이 토론회를 추진하는 동력이 됐다. 토론회를 통해 두 후보의 철학과 소신, 정책과 비전이 어떻게 다른지 선명하게 들춰내고 싶었고 유권자의 선택에 참고가 될 만한 자료를 제공하고 싶었다. 토론회는 만족스러웠다. 미흡한 면도 있었지만 두 후보의 다른 점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토론회의 내용은 고양신문 이번호 지면을 통해 보도되고 고양신문 인터넷 방송으로도 보도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알고, 선택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고양신문 입장에서야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원칙은 제시할 수 있다. 정당보다 인물과 정책, 소신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의 이념은 대부분 후보자의 정책에 반영돼 있다. 교육문제든 환경문제든 경제문제든 특정 분야에 대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 한 표를 선택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는 정당의 이념만으로 분간할 수 없는 많은 주제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꼼꼼히 따져보면 누가 맞고 틀린지, 누구의 정책이 더 맞는지 알 수 있지만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와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

각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풍부하게 접하는 고양신문 기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누가 좋은 후보인지 분명하게 꼽을 수 있다. 좋은 후보는 특정 정당에 치우쳐 있지 않다. 이  같은 경향은 도지사선거에서 보다는 시장선거에서, 시장선거에서  보다는 도의원·시의원 선거에서 더욱 뚜렷하다. 정당만 보고, 기호만 보고 표를 던진다면 좋은 후보들이 우수수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람선거이다. 한나라당은 천안호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고, 민주당은 노무현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앙언론 역시 선거가 다가올수록 바람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삶을 개선해줄 참다운 자치 리더를 선택하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바람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중앙언론이 여당 신문과 야당 신문으로 나누어져 특정 정당을 대변한다면 고양신문은 여·야가 아닌 지역자치 신문으로 지역주민의 뜻을 대변한다.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안간힘을 다 해 바람몰이에 집중하는 구태한 세력들을 보면 마음이 갑갑해진다. 바람몰이를 저지할 수 없는 작은 신문이라는 것도 서글퍼진다. 지역과 자치를 위해 온 몸을 던지는 후보들이 있다. 지역 유권자들이 이들을 가려내기 위해 조금만 노력한다면 ‘바람이 불더라도’ 찾을 수 있다. 부디 우리들의 삶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자치 일꾼들을 가려내는 일에 소홀하지 말았으면 한다. 집으로 배달된 선거홍보물에 담겨있는 정책과 공약을 꼭 한번 살펴보고 투표장으로 가자. 바람에 휩쓸리지 말고 ‘나의 생각과 선택’을 스스로 존중하자. 나의 한 표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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