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서오릉 화훼단지 고향란농원 황유성 대표

▲ 투박한 남자의 손길로 19년째 야생화를 보급시키고 있는 황유성 대표.

“할미꽃의 소소한 끌림으로 야생화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우리 산자락과 들판에서 피고 지는 작은 꽃잎에 매료되어 투박한 남자의 손길로 19년째 야생화를 보급시키고 있는 황유성 대표(49세). “정겨운 야생화에 반하였다”고 하는 황 대표.

19년 전 촉망받는 항공사를 관두고 야생화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 무렵, 공릉천 빈 공터에서 고양 꽃 전시회를 맨 처음 하였는데 항아리와 기왓장에 심어진 야생화가 무척이나 예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황 대표는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하였지만, 학교에서는 우리 꽃의 소중함을 가르치지 않았고 본인 또한 중요성을 몰랐는 것이 참으로 부끄러웠다고 하는 황 대표. “학교 교재에도 외래식물이 더 많았다”고.

야생화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92년에 ‘고양시 자생식물 연구회’를 초당 야생화의 강일창 대표와 10여 농가가 설립하게 됐다. 그때부터 고양에서 크고 작은 꽃 관련 행사에서 우리 꽃이 전하는 정겨움을 알렸고, 이번 꽃 전시회에서도 그 소소한 매력을 자생화관에서 알렸던 황 대표. 3년 전에는 ‘한국 자연 생태 복원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여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재배가 까다롭고 멸종 위기 식물인 해오라비난과 개불알꽃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배에 성공하였고, 봄날에 수수한 매력을 주는 할미꽃 또한 씨앗으로 바로 그 해 여름에 파종 후 다음 해에 번식하는 것도 가능하였다고 한다. 초여름에 연못, 논, 강가에서 한 마리의 해오라기 같이 흰 꽃잎을 피우는 해오라비난초의 청아함도 그의 손길로 탄생된 것이 뿌듯한 자부심이라고 한다.

이토록 정성들여 키우며 보급하였던 황 대표는 2003년 꽃 박람회 전시가 끝나고 서오릉 부근 농장에 두었던, 개불알꽃, 해오라비난, 연잎 꿩의 다리 등 60여 분의 분경이 어느 날 한밤중에 도난당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7년 씩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운 꽃들이 하룻밤 사이에 없어져서 허탈함이 무척이나 커서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그 야생화의 소소한 끌림으로 다시 심고 가꾸게 되었다고 했다.

황유성 대표는 은평구 수국사 원예반 강의를 3년 동안 한 것을 비롯하여 수시로 문화센터 강의를 나가고 관공서와 개인정원에 야생화로 생태조경을 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귀농인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오릉 단지에서는 아름다운 화훼단지 조성을 위하여 회원들과 함께 꽃길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내랑(남영자 47세) 데이트 할 때도 다방보다는 식물원에 손잡고 갔다는 황 대표. “처음엔 꽃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꽃을 남편보다 더 좋아하는 아내랑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2때 동네에서 집집마다 돌면서 고엽나무에 감나무를 접목시켜서 탐스런 감이 열리게 한 적도 있다. 그 이후로 자신감을 갖고 원예학을 전공하였고, 지금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는 황 대표.
“사라지는 우리 꽃들을 구근보다는 포자 배양을 통하여 번식 시키고 싶고, 생태 학습장을 만들어 미래 세대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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