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에티켓 Ⅱ - 방문과 초대 통해 친구로…푹신한 소파는 피해야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지체장애인을 대하는 에티켓과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용어를 살펴본다.

지체장애인을 대하는 에티켓           
휠체어 사용자와 대화할 때 = 휠체어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는 자세를 정하는데 노력을 하여 그가 당신을 쳐다보는 것이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휠체어 장애인은 서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그 사람을 올려다보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목이 뒤틀리거나 통증 때문에 올려다보는 것을 포기하고 그저 앞만 쳐다보고 이야기하게 된다.

이때 상대방은 장애인이 대화에 흥미를 잃거나 지루해 한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휠체어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는 그와 눈높이를 같이 하도록 앉는 것이 가장 좋으나 때때로 의자가 용이하지 않거나 중간에 다른 사람이 끼여 있다면 그와 눈높이를 같이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간단한 대화를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가장 쉬워 보이는 것으로 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당신이 서 있기로 결정했으면 당신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 치과에서 환자에게 검사자세를 요구할 때처럼 그렇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편이 좋다.

당신이 키가 크면 클수록 더 먼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화창한 봄날 문밖에서 태양을 등지고 햇볕 때문에 당신을 쳐다보기가 힘들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당신의 머리 뒤로 햇볕이 강하게 내리 쪼인다면 휠체어에 앉아있는 장애인은 햇볕 때문에 찌푸린 얼굴로 당신을 쳐다볼 수밖에 없다. 좀 더 그늘진 곳으로 장소를 옮기거나 당신이 태양을 쳐다보는 것이 좋다. 대화가 길어질 것 같으면 앉을 곳을 찾아라. 의자나 앉을만한 표면이 적당하지 않으면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제의하는 것이 좋다. 구부리거나, 웅크리는 자세는 쉽게 고통스러워지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하다.

대화의 화제 = 종종 장애는 호기심의 근원이다. 사람들은 그 장애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궁금해 한다. 대부분의 지체 장애인들은 이러한 질문들에 녹음기를 틀어주고 싶을 만큼 수없이 질문을 받고 또 대답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는 사실을 당신은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이 스스로 자신의 장애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그 부분에 관하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만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장애인에게 다가가 “나는 당신의 그 아픔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말한다면 설사 이것이 당신의 진심이라 할지라도 장애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만일 어느 정도의 관계 형성이 이루어진다면 그 장애인의 장애와 아픔을 서로 나눈다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다.

지체장애인 가정을 방문할 때 = 집에서 친구들을 대접하는 것은 많은 지체장애인들이 좋아하는 활동 중의 하나이다. 많은 장애인들은 교통수단의 문제나 그들 친구의 집들이 그들에게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에 친구 집에 찾아가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초대하기를 좋아한다. 지체장애인 중에는 스스로 균형 잡힌 자세를 지탱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도움을 방문자에게 부탁할 수 있다. 이때 장애인이 일일이 부탁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판단해서 해야 할 것 같은 일들은 능동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좋다. 주인이나 다른 손님이 휠체어를 사용하거나 걷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소유물들을 바닥에서 치워놓고 지갑이나 스웨터 같은 것을 방해가 될 곳에 떨어뜨리지 말아야겠다.

방문을 끝내고 그 집을 나올 때는 주인이 자리로 돌려놓기가 어려운 물건들을 그대로 방치하고 나와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무거운 의자를 원래의 위치로부터 옮겼다면 떠나기 전에 그것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지체장애인을 환대하는 법 = 보통 지체장애인들은 다른 사람의 집에 초대되었을 때 그 집에서 어떤 장애물을 만나게 될지 사전에 알고 싶어 한다. 가령 계단이 있다거나 화장실이 이층에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준다면 무척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지체장애인을 초대할 때 주차가능성, 계단의 존재, 그리고 화장실의 위치와 접근가능성 같은 당신의 집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미리 제공한다면 장애인이 그 초대에 응할지 안할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체장애인이 편하게 받을 수 있는 도움의 형태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화장실을 사용하는 일에 있어서 기꺼이 도움을 받는 장애인이 있는 한편 이와는 반대로 도움을 받는 일을 상당히 꺼리는 장애인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모든 사람들을 쉽게 대할 수 있는 곳에 자리하도록 배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때 휠체어가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막지 않을 장소를 골라서 사람들이 그를 넘어 다니거나 비집고 다녀서 그가 괴로움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앉고 일어서는데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을 위하여 되도록 낮고 부드러운 의자와 푹신한 소파는 피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근력이 약한 사람들을 더욱 악화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김지량 시민기자 editor1210@naver.com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