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돌마을 방철선 옹

▲ 팔순의 나이에도 청년같은 열정과 건강으로 축구를 하고 있는 방철선 옹(맨 앞).

 

“제 인생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축구입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서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의 태극전사들이 기필코 좋은 성적 내기를 기원하며, 그 태극전사처럼 오직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살아가는 방철선 옹(82세). “하루도 축구를 하지 않으면 발바닥이 근질근질하다”고.

초등학교 때는 마라톤을 하였고 성인이 되어서는 운수업으로 택시회사를 경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77년  개인택시가 태동할 무렵, 은평구에서 본격 적으로 조기축구회에서 뛰며 축구와 친해졌다고 했다.

신도시 개발로 은평구에서 당시 고양군 구파발로 들어왔고, 다시 흰돌마을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여 20년째 고양시민으로 살고 있다. 황해도 연안에서 2번째 부잣집 딸인 아내(손화순 76세)를 남한에서 만나서 같은 고향사람이라고 얼굴도 안 보고 결혼했다.

큰아들은 미국 오렌지 카운티에서 건설업, 둘째아들은 수원에서 주유소, 셋째와 넷째는 건설 제조업을 하고, 막내딸은 서울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90년대 해외여행이 자유화 될 무렵에는 1년에 6개월은 미국, 나머지는 한국에서 생활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오렌지팀의 일원으로 교포들과 조기 축구회를 하였고, 강력한 LA팀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당시 김창준 상원의원이 격려차 방문해 함께 애국가를 부르며 뜨거운 감동에 젖은 적도 있으며, 96년까지 그곳에서 통쾌한 슛을 날렸다고 했다.

그는 축구뿐만 아니라 67세이던 93년에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국민 생활 체육 제 2회 전국 육상대회 10km에서 42분으로 2등을, 2008년 9월 임진각 마라톤 대회 10km 는 60분을 기록 한 적도 있다. 10년 전 칠순 잔치는 목동구장에서 열었다.

소속된 흰돌 FC와 백신, 백송, 호수FC 등과 함께 천연잔디가 드물었던 그 시절에 하게 된 것이라고, 신명나게 경기를 펼치며, 출장 뷔페로 음식을 나누게 된 것은 모두가 자녀들이 마련해준 행사이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감동의 추억이라고 자랑했다.

팔순 때는 연예인 축구팀을 초청하여 수원 종합 운동장에서 경기를 할 예정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진 휴유증으로 5년 전 부터는 하반신 마비로 거동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픈 아내를 위하여 집안 일뿐만 아니라, 솜씨 좋은 아내로부터 김장김치와 밑반찬 만드는 법을 전수받아서 프로 주부 못지않게 살림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백신고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흰돌 FC에서 주말마다 축구를 하는데, 2시간 동안 축구를 하고, 집에 와서 아내를 돌보고 다시 가서 경기를 한다고 한다.
팔순의 나이에도 청년같은 열정과 건강으로 축구를 하고 있는 방철선 옹. “젊은 시절 활기차게 부녀회장 일을 하며 마을 일을 도맡아서 하였던 아내가 빨리 완쾌되어 함께 미국에 가서 신바람 나는 슛을 날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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