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역사를 배우는 고양올레걷기 (4)

▲ 원당역에서 서정마을까지의 코스는 소나무숲이 좋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길은 고양올레 7코스. 크게 3구간으로 나뉜다. 원당역 - 성라공원 - 별아천 천변 들길 - 은지 - 수빈 - 한산이씨 묘역 - 궐산 능선 - 별아천 천변길 - 서정마을까지가 기본구간인 제1구간이다. 거리는 약 8.5km 정도다. 이곳에서 강매산 봉수대 - 강매석교까지가 제2구간이다. 강매석교 - 행주산성까지가 제3구간이다. 2구간은 약 5km이고, 3구간은 약 2km이다. 이 구간을 모두 걷는다면 약 15.5km 정도이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길은 기본구간인 1구간이다. ‘소나무숲이 잘 어우러진 은자(隱者)의 길’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이 길에 소나무숲이 참 좋고, 세조가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찬탈한 데 대한 저항으로 이축(李蓄, 1402~1473/ 목은 이색선생의 증손자)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은거하여 거닐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출발은 원당역에서부터다. 원당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성라공원 쪽으로 길을 잡는다. 배드민턴장으로 오르다보면 오른쪽에 커다란 무덤이 있다. 이곳은 조선 개국공신이며, 양촌 권근의 부친인 권희(權僖, 1319∼1405)의 무덤이다. 무덤을 지나면 곧바로 성라공원이다.

성라산의 옛 이름은 별아산이다. 밤에 이곳에 오르면 별이 비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조선 초기에는 관청에서 이곳에서 매년 제사를 지냈기에 국사봉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라공원은 성라산을 끼고 있는 74만4866㎡(2만2687평)나 되는 매우 넓은 공원이다. 공원이 넓고 길이 많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고 목적한 곳으로 가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는 제2배드민턴장을 지나 산으로 난 나무계단을 따라 오른다. 정상 능선에서 좌회전 해 철망 울타리문을 지나 첫 번째 오른쪽 내리막길로 곧장 내려가면 흥도동주민센터 가는 길이다.

흥도동주민센터를 끼고 우회전해서 곧바로 좌회전 하면 산 쪽으로 전신주 4개로 놓은 다리가 있다. 이곳을 건너면 능선을 따라 소나무들이 빼곡히 자라는 예쁜 길이 시작된다. 북한산이 보이는 즈음이 정상부근이다. 계속 직진한다고 생각하고 길을 가면 도중에 간이 쉼터가 나오고 계속 직진하면 퍼블릭골프장 공사현장이 나온다. 여기서 길을 건너면 군부대가 있고, 도내동 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군부대를 끼고 우회전하면 산길이 나온다. 이곳이 이축선생이 은거하였던 궐산(蕨山, 고사리산)이다. 

능선길을 따라가다 능선을 가로지르는 고갯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하면 이축선생이 1456년 조성한 은지(隱池, 고양시 지방문화재 제36호)다. 은지는 순전히 지하수만을 수원(水源)으로 하여 지금도 1급수를 유지하고 있는 인공연못이다. 이곳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한정식식당 ‘수빈’이 있고, 수빈 옆으로 우회전해서 오르면 한산이씨 묘역이다. 이 묘역에는 이축선생을 비롯하여, 그의 손자로 중종 때 좌의정을 지낸 이유청,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쫓겨날 때 도승지를 지냈지만, 반정군에게 당당하게 광해군의 목숨을 구명해 그 기상을 가상히 여긴 인조에게 발탁되어 좌찬성에 이른 이덕형(李德泂·1566∼1645)의 무덤 등이 있다.

이곳 묘역은 후손들이 잘 돌보고 있고, 봄이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무덤가에는 요즘 보기 힘든 할미꽃들이 많이 피어난다.

묘역에서 곧장 올라가면 궐산 정상이다. 궐산은 산이라고 하지만 해발고도 54m에 불과하다. 정상에서 왼편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또 능선을 가로지르는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 하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는 배와 불루베리로 유명한 ‘은지농원’. 이곳에서는 수확철에 농장체험도 할 수 있다.

능선길을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수빈식당에서 가라뫼로 이어지는 2차선 아스팔트길이 나온다. 길을 건너면 하천을 따라 비포장도로가 있다. 이곳에는 요즘 벌노랑꽃이 한창이다. 비포장 도로는 성사천을 만나면 끝이 난다. 성사천을 따라 난 시멘트길을 조금 걸어가면 천변으로 산책길이 나오고, 중앙로와 접하는 공원이 나온다. 이곳이 1구간 끝이다.

1구간은 숲이 울창해 여름에도 걷기 좋은 길이다. 계속해서 2구간, 3구간으로 걷고자 하면 천변길을 끝까지 가자. 그곳에서 강매동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를 건너면 왼편으로 강매산을 오르는 길이 있다. 이곳부터 길과 관련 내용이 궁금하다면 「고양올레길 만드는 사람들(http://cafe.daum.net/gyolle)」을 참고하자.

 /최경순 고양올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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