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최성 고양시장 당선자

교육분야에 가장 우선적인 투자,
공무원 인사는 능력과 창의적 이아디어 우선
 

지난 6.2선거를 통해 고양시에는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야5당 연합 시장후보로 추대된 최성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강현석 현 시장을 이기고 당선됐고 야5당 연합후보의 이름을 건  도의원, 시의원 후보들이 대거 의회로 진출했다. 진보진영의 첫 진출이자 압도적인 진출이다. 야당연합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소수 야당을 지방의회로 진출시키는 성과를 거뒀고 야당이 지방의회 과반수를 훌쩍 뛰어넘는 이변을 낳았다. 선거변혁의 결과물이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최성 당선자를 만났다.

당선 다음날 새벽부터 거리거리로 감사인사를 나가고 있다는 최성 당선자는 지칠 겨를도 없이 치열하게 다시 시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밤 10시, 인터뷰가 시작됐다.

-전국 최초로 야5당 연합 시장 후보로 추대돼 당선됐는데, 소감은
5개 야당의 연대라는 상징성을 넘어 신선한 충격을 일으킨 것 같다. 야5당 연합의 이름을 걸고 나온 대부분의 후보들이 시의원으로, 도의원으로 대거 당선됐다. 각 정당의 표와 시민단체가 각각 흩어져 얻을 수 있는 표를 모두 합해도 나올 수 없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고양의 모범적인 선거혁신은 서울 경기지역은 물론 전국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최성 개인을 넘어 고양시 진보개혁진영의 총체적 승리다.

--야5당 연합과 무지개연대가 합의한 풀뿌리 거버넌스 체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가.
민선자치가 시작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지방자치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정책수립 예산편성 조례제정 등 시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 거버넌스는 시민이 행정의 파트너가 되어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체제이다.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고 시민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만이 자치의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이다. 거버넌스는 3가지 원칙을 중심에 두고 구성될 것이다. 첫째 정치적 이념적이지 않으며, 둘째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셋째 참여의 폭을 최대한 넓힌다는 것이다.

--풀뿌리 거버넌스 체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말할 수밖에 없다. 시장 직속 시정운영위원회와 3개의 거버넌스가 구성될 예정이다. 시정운영위원회는 각 정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로 구성되며 시의회의 권한과 충돌되지 않는 범주 내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주요 의제를 논의하고 결정하거나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거버넌스는 정당 시민단체 거버넌스, 정책협의 거버넌스, 지역 거버넌스로 구성되며 지역 거버넌스는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한 형태가 될 것이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 거버넌스의 위상과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기대하는가.
주민자치위원회는 어떤 형태로든 강화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시정 홍보기구로 전락하거나 행정을 지원하는 또 하나의 단체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각 지역의 민의를 수렴하고 반영하며 결정하는 지역 거버넌스로 성장해야 한다. 물론 당장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단계적으로, 현실적으로 진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 최초의 풀뿌리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도전이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소수 시민단체가 아니라 다수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성이 관건이라고 보는데, 자신 있는가.
자신 있다. 야5당과 시민단체들은 1년이 넘는 긴 논의와 협의, 타협을 통해 시장 후보를 단일화 했고 도의원, 시의원 후보를 단일화 했다. 이는 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춘 단편적 전술이 아니라 이후 시정운영방안, 고양시 지방자치의 전진을 위한 큰 비전을 중심에 두고 나온 장기적인 연대이다. 미묘한 갈등과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이 닥칠 수 있지만 시민의 참여를 보장한다는 대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건강한 체제를 만들어 가겠다.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의 구축이 공직사회를 수동적인 집행기구로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나는 김대중 대통령 인수위원회와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모두 참여했다. 가장 강조했던 점은 새로운 정부의 주체는 바로 공무원이라는 점이다. 공무원이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모든 도전들이 성공할 수 있다.

--고양시민의 시장이자, 수 천 명의 거대조직을 움직이는 CEO의 역할도 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인사문제다.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가.
철저하게 능력중심의 인사를 할 것이다. 고양시 공무원 중에 나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이 없다. 학연 지연 혈연도 없다. 지역색은 더욱 더 배제할 것이다. 특정 인맥과 학연에 줄을 섰던 공무원이라면 나를 반기지 않겠지만 소신과 능력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는 공무원이라면 나를 환영할 것이다. 가장 우선적인 평가의 조건은 전문성과 창의성, 청렴성, 그리고 종합적 역량이다. 특히 창의적 아이디어를 인사에 적극 반영해 공무원 인사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겠다. 그러나 이 모든 원칙들은 경직되지 않게,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이다. 가족처럼 일체감을 느끼며 함께 일하고 싶다. 공무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행정을 할 수 있다.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 하늘초교 골프장 건립문제, JDS개발문제, 도시공사 문제 등 선거과정에서도 쟁점이 됐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예정인가.
사안은 다르지만 원칙은 모두 같다. 일단 객관적인 상황을 사실 그대로 보고받겠다. 보고와 조사를 통해 실체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진다면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 공유하고 이해 당사자인 시민들과 협의하겠다. 시민들은 지혜롭다. 정치력과 설득력, 지혜를 발휘해 협상하고 타협하며,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특히 JDS개발사업은 실체를 파악해서 공론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이 능사는 아니다. 모든 개발사업이 위축되고 토지주택공사는 보상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다. 잘못 시작했다가는 해당 지역 주민은 물론 고양시가 부도나고 파산될 수도 있다. 종합적인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중앙정부와 국회의원, 관계자들에 대한 입장을 고루 수렴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일단 모든 사실을 공개하고 함께 결정하겠다.


--국회의원에서 시장으로 목표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만류하는 측근들도 많았다고 들었다.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나.
무조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어떤 경우라도 이긴다는 확신이 있었고 혹 지더라도 불리할 것 없다고 생각했다. 정치를 하겠다고 결정한 이상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선거 승리의 요인은 어디에 있었다고 보는가.
강현석 시장의 8년 시정에 대한 불만,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갈 인물로 최성이 선택됐다고 본다. 국회의원 시절 보여준 역동적 추진력과 협상력, 청렴성 등등에 고루 호평을 받았던 것 같다. 변화에 대한 기대와 갈망은 세찬 북풍에도 끄떡하지 않고 견고하게 표로 나타났다.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거운동을 하며 나 스스로도 놀랄 때가 많았다. 차 안에서 크락션을 울려주고 저 멀리서도 ‘최성이다’하며 손을 흔들어주는 시민들을 보면서 가슴 찡한 감동을 느꼈다. 나의 무엇이 이렇게 기대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내가 나를 평가해 볼 때 나란 사람은 주어진 현실을 능동적으로 맞는 성실함과 치열함이 있다. 고3수험생 때나, 선거운동 기간이나, 선거가 끝난 지금이나 난 늘 치열하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내내 그랬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목이 쉬도록 시민들을 만났다. 시의원 차량만도 못한 허름한 선거차를 끌고 길거리에 툭툭 나와서 마치 오래만난 이웃처럼 넉살좋게 다가오는 시장후보를 보고 마음을 열어주었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약은
보육과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만난 주부들에게 보육과 교육문제만큼은 최우선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 분야 공약 중에 특별히 애정을 쏟고 싶은 공약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에 사례가 없는 최초의 문제아 대안학교를 만들겠다. 모두가 포기했지만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끼가 있는 문제아들을 선발해 2년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각자의 개성과 소질을 살리고 구체적인 진로를 찾아 성공할 때까지 지원하겠다. 공부1등이 제일이 아니라는 것을 구체적인 성공모델로 보여주고 싶다.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와 시장에 당선됐을 때를 비교해본다면.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는 못 느꼈던 기대와 설렘이 가슴 벅차게 솟구친다.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많다. 하지만 시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듭을 지을 수 있는 일들이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의력 추진력 협상력 네트워크 등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고양을 변화시켜 나가겠다. 시장 개인의 힘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해내겠다. 

--어떤 시장이 되고 싶은가.
친구같은 시장이 되고 싶다. 슬픔, 답답함,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고양시민의 친구가 되고 싶다. 선거운동 내내 그런 마음으로 뛰었다. 격식과 관습을 벗어버리고 이웃집 아저씨처럼 만날 수 있는 시장. 당선된 다음날부터 일주일 내내 새벽부터 거리로 나갔다. 만나는 사람마다 고맙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진심을 담아 인사했다. 정치적 쇼맨십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데, 모두 진심을 받아줬다. 감성적으로 정서적으로 먼저 소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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