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수 전 고양시의원
제5회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패배와 민주당과 야권 선거연합의 승리로 끝났다. 고양시에서는 한나라당소속의 삼선 도전 시장이 낙선하고 민주당과 여러 정당과 시민사회의 연합인 무지개연대의 최성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고양시정의 리더의 교체
한나라당 소속의 고양시장이 고양시정을 이끈 기간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11년이다. 1999년 민주당 당적의 신동영시장이 사망하여 보궐선거가 있었고, 1999년 8월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의 황교선 시장이 당선하여 고양시정을 이끌었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의 강현석 현시장이 당선되어 8년간 고양시정을 이끌었다. 11년만에 고양시정의 리더가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넘겨졌다. 선거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민주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그리고 시민단체의 무지개 연합에게로 시정운영의 권한이 옮겨진 것이다.

새로운 리더의 성격 : 민주와 진보 연합
최성 고양시장 당선자는 민주당소속이다. 그는 김대중대통령의 민주당의 성격을 토대로 하면서 동시에 노무현 대통령당시의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덕양구에서 제17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참여정부 인사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실질적 민주주의를 지향했다. 절차적 민주주의란 인치가 아닌 법치를 강조하고, 권력자의 권한을 제도와 시스템에 의해 운영하도록 한다. 최성 당선자가 당선직후 ‘거버넌스’체제를 강조한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맥락에 서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실질적 민주주의는 시장경쟁에서 소외된 소수자의 권익을 정부가 보호하는 것이다. 성장과 분배중에서 분배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는 정책을 추진과정에서 완벽한 진보성을 갖추지 못했다. 신자유주의적인 시장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분배를 강조하는 진보정당들과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FTA추진의 문제와 빈부의 격차문제가 비판의 주 대상이었다. 민주당의 진보성의 한계는 진보정당과 시민사회와의 연합을 통해 진일보한다. 민주당은 선거승리를 위해 진보정책이나 혹은 보수정책을 수용하여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였다.
 
한국의 선거구도상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경합을 벌이는데, 선거역사상 민주당이 이긴 경우는 민주당 단독인 아닌 다른 정치세력과 연합했을 때이다. 국민의 정부의 출범은 김대중의 민주당과 김종필의 자민련의 연합이 있어 가능했고, 참여정부의 출범은 민주당과 노무현을 지지한 노사모를 비롯한 민주세력의 협력이 있어 가능했다. 민주당의 최성후보의 시장 당선 역시 지역의 진보적인 정당들과 시민사회와 연합했기에 가능했다. 최성후보로 야권 단일화에 참여한 정당들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다. 민주노동당, 민주신당, 국민참여당이 그렇고, 창조한국당이 상대적으로 진보성이 약할 뿐이다. 따라서 최성후보의 정책은 민주적 거버넌스 시스템을 제도화하고, 사회적 소수를 배려하고, 성장만큼이나 분배를 중시하는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정체성과 양보의 정치
민주당과 여러 세력들의 ‘무지개연합’이라는 선거연합을 이루어 냈고, 최성시장을 비롯한 17명의 고양시의원과 8명 도의원 모두의 선거승리를 이루었다. 무지개 연합은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선거연합의 예가 될 것이다. 민주당과 여러 정당이 협력하고 시민사회가 이를 견인해내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고된 일이었으나, 그 결실은 큰 것이었다.

그러나 선거연합보다 더 어렵고 고된 일이 공동정부의 운영이다. 어떻게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가치를 정책으로 구체화하여 실현할 수 있을까? 원론에서는 동의할 수 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각 정당은 개인의 이익과 정당의 이익으로 서로 충돌 할 수 있다. 선거과정에서 만났던 분리와 괴리의 문제가 한 층 고조되어 공동정부 운영과정에서 앞을 막을 것이다.

먼저, 고양시의회는 과거 한나라당이 지배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무지개연합이 지배하게 되었다. 총 30명의 시의원중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동수인 13명의 시의원을 보유하게 되었고, 국민참여당이 2명, 진보신당이 1명 그리고 창조한국당이 1명이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독자적으로 의회를 지배할 수없다. 선거연합의 협력이 의회운영과정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때, 민주와 진보의 무지개연합의 힘이 고양시의회에서 발휘될 수 있다. 시민참여조례와 참여예산제, 복지와 교육의 예산증액, 환경과 생태의 보존 등 선진 자치의 정책들은 고양시의원들의 주도적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만약, 민주당내 일부 의원들이 사적 이익과 정파적 목적으로 위해 한나라당과 보수연합을 만들어 무지개연합을 이탈한다면, 선진자치정책들은 꽃도 피우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고양시의회는 전통적으로 보수적 성격이 짙다. 따라서 선거연합에서 한나라당-무지개연합의 구도가 의회내 보수성장세력-진보배분세력간 구도로 바뀐다면, 민주진보세력은 다수에서 소수로 전락할 수 있다. 바로 주민들이 선거를 통해 위임해준 민주와 진보의 정체성이 선거이후 시의회에서 해체 소멸되는 것이다. 그 시금석은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상임위원장을 뽑는 7월에 있을 고양시의회 의장단 구성이 될 것이다.

무지개연합이 선거연합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자기 정체성을 근거로하여 양보의 정치를 실천한다면, 앞으로 4년동안 고양시정을 새롭게 할 조직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러나 이권과 자리를 위해 동료의원의 표를 매매하거나, 정당의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여 의장단이 구성된다면, 그 조직은 향후 4년동안 개혁의 리더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주와 진보 그리고 거버넌스 고양
선거에서 주민들은 민주와 진보의 가치를 선택했고, 그 뜻을 무지개연합 후보들의 당선으로 표현해주었다. 당선은 자신의 노력뿐아니라 선거상황과 선거구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당선자들은 잊기 쉽다. 선거당선은 훌륭한 후보자가 1차적인 조건이지만, 이번선거에서는 중앙정부에 대한 평가라는 선거상황과 고양지역에서의 무지개연대라는 특별한 선거구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사실을 시장당선자와 시의원당선자들이 잊지 않고, 주권자로서 주민이 위임한 소명을 다할 때, 고양시장과 시의원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고양시의 발전과 지방정치인 개인들의 목표인 재선, 삼선도 가능할 수 있다.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선거연합보다 더 멋진 시정운영과 시의회 운영을 기대한다.

김범수 전 고양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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