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사회복지관 장애청소년 학교적응 사회복지 세미나

청소년 92.7%, 신체적 행위만을 폭력으로 인식
장애에 대한 험담 놀림도 폭력, 인식개선 시급

고양시 원당사회복지관(관장 임원균)에서는 고양시 최초로 ‘고양시 청소년의 장애 및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조사’ 및 ‘고양시 장애아동 청소년의 욕구 및 서비스 이용실태 조사’를 실시해 지난 28일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는 원당사회복지관이 장애청소년의 학교 적응력 강화와 생애 주기별 복지 서비스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지역 특수교사, 학부모, 복지기관 종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따기 배움터 시청각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연구는 학교폭력의 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약자인 장애학생이 학교현장에서 비장애학생들에게 어떤 태도로 수용되는지에 대한 연구조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고양시 최초의 실태조사로 향후 유아 및 성인 장애인들에 대한 서비스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한지를 알아보고 이를 정책에 연계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자료란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호에서는 Ⅰ.고양시 청소년의 장애 및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호에서 Ⅱ. 고양시 장애아동 청소년의 욕구 및 서비스 이용실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 가운데 20%가 집단 따돌림을, 21%는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해 전국 초·중·고 64개교 학생 4,073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화된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


학생들은 최근 사회문제화한 이른바 ‘빵 셔틀’은 55%, 괴롭힘·사이버폭력 각 42%, 성폭력 27.2%, ‘왕따’ 16.9% 순으로 이러한 행위들이 ‘학교폭력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학교폭력 목격 시 57%는 모른 척하는 것으로 나타나 폭력에 대한 무관심·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년 졸업식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졸업생들의 교복 찢기, 밀가루 던지기, 옷 벗기기 관행들, 쉬는 시간마다 학급 친구에게 빵을 배달하는 일명 ‘빵셔틀’이나 같은 반 친구를 성폭행하여 자살에 이르게까지 하는 등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실태는 위험수위를 훌쩍 뛰어 넘은 지 오래이다.

장애학생들은 그 특성상 비장애학생들과 다른 부분에서 조망되어야

▲ 원당사회복지관의 임원균 관장은 "장애학생 폭력에 적절하게 맞춰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조사는 정상화, 탈시설화, 자립생활 등 장애인복지 패러다임의 변화에 부응하고 드러나지 않는 틈새의 욕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점차 그 방법도 다양하게 학생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학교폭력의 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약자로 표현될 수 있는 장애학생들은 그 특성상 비장애학생들과 다른 부분에서 조망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와 관련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학교폭력에 대한 개입은 보편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원당사회복지관 임원균 관장의 지적이다.

원당사회복지관이 고양시 소재 중학, 고교 각각 2개 학교의 41개 장애ㆍ비장애 학생 통합학급(1345명)을 대상으로 고양시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학교폭력이 나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정의 매우 협소해

반면 폭력에 대한 정의에 있어서 청소년들의 92.7%(1247명)가 신체적 폭행과 협박이나 욕설과 같은 물리적이고 적극적인 폭력 행위만을 폭력이라고 인식했다. 폭력 자체에 무관심하기, 함께 놀지 않기 등 심리적이고 비적극적인 폭력행위는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는 응답자가 많아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정의가 매우 협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행위 행사 경험이 18.03점으로 장애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험은 낮게 나타났다. 장애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목격 경험은 26.41점으로 낮은 점수를 보여 장애학생에 대한 학교폭력이 심각한 수준은 아님을 보여 주었다.

비장애학생들의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 감춰진 형태로 나타나, 언어적ㆍ 심리적 학대 발생

그러나 장애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목격 경험에 대한 조사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험담, 욕설 및 놀림 등 비적극적이고 심리적인 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각각 44%, 31.6%로 나타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장애학생들이 장애학생에 대해서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은 효과적인 통합에서 필수적인 조건이 된다. 그러나 실제 학교현장에서 장애학생들은 비장애학생들에 비해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장애학생들에 대한 언어적, 심리적 학대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학생 폭력 목격한 경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학생 11.8%에 그쳐

폭력을 당하는 장애학생을 보았을 때 어떠한 생각이 드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돕지 않는다면 왜 그러한지에 대한 조사 결과, 폭력을 당하는 학생을 보았을 때 측은하다 52.3%(704명), 도와주고 싶다 21.4%(288명)고 응답한 학생이 높은 비율을 보인 반면 실제로 돕는 행동을 하겠다고 응답한 학생은 8%(108명)에 불과하였으며, 모르는 척하겠다는 학생이 55.7%(749명)으로 나타났다.

폭력의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학생이 11.8%(159명)에 그쳤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돕지 않는 이유는 57.4%(97명)의 학생들이 폭력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잘 모르고 있으며, 폭력문제가 발생했을 때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준다.

장애학생들이 학교폭력을 당하는 이유로는 ‘행동이 특이하고 이상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42.1%(544명)로 가장 많았으며, 폭력을 가하는 학생으로는 ‘힘이 세거나 놀이를 주도하는 학생’이 68.7%(881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양시 청소년의 장애 및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조사를 담당한 김미주 사회복지사는 “조사결과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적극적이고 신체적인 폭력에 대해서는 폭력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며 “비적극적이고 심리적인 폭력에 대해서는 폭력으로 인지하는 부분이 부족하였으며, 장애학생이 폭력을 당하는 경우 도와주고 싶지만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잘 몰라 도와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장애학생에 대한 맞춤 학교폭력예방프로그램 필요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장애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학교폭력예방과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통한 교육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소외계층에 대한 학교폭력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에 대한 학교폭력예방으로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
“장애인 가족으로서 살아가며 느끼는 애로가 참 많다. 장애아동의 교육과 미래에 대한 모든 책임이 부모에게만 주어져 있는 현실 속에서 장애아동을 둔 우리 부모들은 엄청난 심리적 중압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자녀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폭행까지 당한다면 장애아동 당사자뿐 아니라 장애아동을 둔 부모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참가자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왔다.

김지량 시민기자 editor1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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