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운 국회의원, 최성 당선자 “정당 떠나 돕겠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오만했다는 사실 부인할 수 없다. 달리 표현한다면 국민들의 바람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고 큰 이슈에만 주력했다. 그런 점에서는 정부나 지방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백성운 국회의원은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큼 선거결과에 대한 ‘충격’이 컸다는 반증이 아닐까. 민주당 최성 시장 당선자에게 축하와 부탁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백 의원을 일산동구 지역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번 지방 선거에 대해 전국적으로도 ‘야권의 승리’로 이야기되고 있고, 특히 고양시는 연대를 통한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시장과 광역, 기초의회까지 다수를 장악하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보는지.
선거 때마다 느끼지만 전체 국민들의 뜻은 현명하다. 민심은 천심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의 준엄한 채찍이라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으로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의 강현석 시장이 8년 동안 시정을 펴왔는데 그에 대해 부족함이 있었다는 지적으로 봐야하지 않겠나. 강 시장이 8년 동안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고 청렴한 행정을 펴왔고 여러 업적들이 있었다. 그를 통해 고양시민들의 자존심을 올려준 점은 인정하고 싶다. 그러나 시민들의 삶에 와 닿는 행정이 미흡했다. 교통문제 해결과 자녀교육은 시민들이 정말 절실하게 원하는 부분인데 그런 면에서 충족되지 못했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다. 총선을 의식한 공천 잡음이 아니었냐는 지적도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을 시장으로 앉혀 내 선거에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다. 오직 지역발전을 위한 바람에서 추천을 했던 것이고, 실제 내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후보가 나와 대단한 친분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인재영입위원회 차원에서 너무 일찍 후보가 공표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조언 때문에 진행이 그렇게 비쳐진 것뿐이다. 다른 마음이 없었기에 공천결정에 깨끗이 승복하고, 강 시장을 기꺼이 도왔다. 강 시장 역시 내게 여러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최성 당선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시민들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다.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잘 해나가리라 믿는다. 시장은 선거라는 정치과정을 거쳐 선출되지만 정치보다는 행정과 경영을 해야 하는 자리다. 행정을 펴나가는 과정에서는 당이나 편을 가르기보다는 화합과 포용의 능력이 필요하다.
또 한가지 ‘이런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시장이 공무원들을 부정적으로 봐선 안된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을 쇄신대상으로만 보기 보다는 함께 일할 팀원, 동지로 여겨야 한다. 공무원들은 거북이와 비유할 수 있는데 창과 칼로 찌르면 목과 팔다리를 접고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복지부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에 넣어주면 네 활개를 펴고 헤엄쳐 다닌다.

지역발전을 위한 협력의 뜻을 밝혔는데.
최성 당선자가 사석에서 긴밀한 협의를 하자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복지,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 일에 당이 다르다는 건 아무 상관이 없다. 함께 적극적인 협조와 공조를 약속한다.

입장차이를 보였던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됐다. 교육공약 이행 과정에서 협조가 필요할텐데.
100만 고양시민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것이 자녀교육문제 해결이다. 정당의 입장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김상곤 교육감이 고양시에서 42% 지지를 받았다. 과반수를 넘는 사람들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내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은 것은 중산층이나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전남 광주는 전국 수능 성적 1위다. 사립고가 많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들이 경쟁을 통해 학력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학생들 실력에 맞는 맞춤식 교육을 하고 있다. 잘 된 것은 벤치마킹해야한다. 우리도 자사고, 외고, 과고, 국제고, 마이스터고 등 학생들의 재능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우수한 학교들을 자꾸 유치해야한다.

국제중, 자립형공립고의 추진 계획이 있는지.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변화를 주도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백석고등학교는 고양시가 평준화된 이후에도 지역에서 우수한 학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자립형 공립고등학교를 2개교 추가 지정한다고 해서 백석고의 자립형공립고 전환을 추진했던 것인데 경기도교육청에서 거부한 것 아닌가. 자립형 공립고로 지정되면 매년 2억씩 운영비와 각종 지원을 받게 되고, 교장공모도 가능하다. 국제중학교는 현재 국제고를 추진한 식사지구 개발업체와 협의 중이다. 두가지 모두 최성 당선자가 100만 시민들을 위해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정부 질의에서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신랄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
질의가 끝나고 수도권 국회의원들로부터 호응을 많이 받았다. 다들 문제점은 느끼는데 대안이 없어 고민했다고 한다. 저축하며, 세금 잘 내고, 열심히 살아온 서민들이 지금의 부동산 정책의 피해를 보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을 주변시세의 50~75%로 분양하다보니 당첨된 사람은 졸지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이득을 보게 된다. 서민들의 내집마련 보다는 분양시장의 침체를 부채질하는 셈이다. 기존의 보금자리주택정책을 일대 전환해 분양분을 없애고 원칙적으로 임대만으로 해야 한다. 또 수도권에 DTI(총부채 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 인정비율)가 동시 적용된 작년 9월부터 특히 경기도 지역에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며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금융규제를 지역 실정에 맞게 재조정하되 경기도 지역은 대폭 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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