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은 흡연은 유럽의 대항해시대와 아메리카 정복 이후 담배의 흡연은 전 세계로 빠르게 전파되었고, 우리나라엔 임진왜란 이후에 들어왔다. 15년 동안 담배를 피우다가 끊어도 니코틴이 폐에 남아있어서 신체기능이 약해지는 노후엔 그 현상이 반드시 나타나는 것이 흡연의 부작용이다.
기자의 아버지가 86세로 지난 6월 5일에 운명하셨다. 1남 6녀의 많은 자식들을 오직 벼농사로 키워내느라 채소비빔밥 한 양푼, 막걸리 한 사발 그리고 담배 한 개비에 의지한 채 살아오셨다. 가난한 농부였던 아버지는 새벽잠을 설치며 들판으로 나가서 땅을 부지런하게 일궜고, 앞만 보며 대쪽 같은 성품과 장대같이 큰 키와 꼿꼿한 자세로 농사를 짓던 아버지가 50대에 기침이 심하여 담배를 끊으셨다.
작년부터는 잦은 입원을 반복하다가 올봄 들어서는 위급한 현상이 나타나서 병원신세를 졌었고, 급기야 새벽마다 응급처치를 한지 2개월 남짓, 기관지염이 악화되더니 기능저하로 폐암 3기를 선고 받고, 1개월 정도 투병생활 하다가 결국 하늘나라로 가셨다.
경북 구미시를 수차례 오고가며 가슴 저려오던 슬픔의 눈물들은 마를 날이 없었고, 담배에 대한 원망으로 번져만 갔다. 다른 형제들은 기억 못해도 유난히도 내 이름을 부르면서 ‘영선아! 괜찮다,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하며 가녀린 아버지의 목소리는 지금도 메아리친다. 선조 때부터 천주교 집안이라서 천주교 식으로 장례미사를 하였고, 하얀 찔레꽃 향기가 나풀거리며 바람결에 날릴 때 내 아버지는 대형 태극기로 감싸고 십자가 면보를 덮고 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도 속에서 잠드셨다.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자꾸만 밀려온다. 담배가 아니었다면 더 건강하게 사셨을 내 아버지가 무척 그립다. 호랑이같이 무섭게 우리 7형제들을 키웠던 그 목소리 한번만이라도 꼭 다시 듣고 싶은 심정으로 간절하게 불러본다. 아버지.
최근 들어 웰빙의 바람을 타고 금연의 열풍도 강하게 불고 있다.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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