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아동성범죄 대처법

 

연일 방송과 신문으로 보도되는 성폭력 사건으로 2010년의 대한민국은 혼돈스럽기만 하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과 염려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가정폭력과 성폭력피해자를 돕기 위한 경기북부 여성, 학교폭력 ONE-STOP지원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8월까지 2518건의 성폭력사건이 발생했고 이중 7%에 해당하는 200여명이 13세 미만의 아동이었다고 한다.  2009년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상담통계를 보면 13~18세 아동의 경우에는 피해여아가 156건(11.7%), 피해남아가 7건(0.5%)이었고 7세이하 유아의 경우에도 피해여아가 59건(4.4%), 피해남아가 3건(0.2%)으로 나타났다. 2006년이후로 피해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부에서 2009년8월에 배포한 아동성폭력 대응 매뉴얼에서는 아동성폭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아동성폭력이란 '아동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으로 넓게 보면 법상 미성년자인 20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강간, 추행 등의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고 좁게 보면 13세 미만의 아동에 대한 성적인 행위라고 할수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2004년 자료에 의하면 아동성폭력은 자기 보호능력과 성적 결정능력이 없는 13세 미만의 아동을 성적활동에 개입시키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그 범주로는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에서부터 강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위가 포함된다고 정의하고 있다.

피해유형으로는 어린 유아일수록 성추행이 많았고 그다음으로 강간, 성희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아동이 보이는 휴유증으로는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큰데 악몽, 불면, 야뇨, 분노, 우울, 공포, 불안등 다양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무기력, 정신분열, 자살시도 등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발달이 한창 진행중인 아동기에 이루어진 일이므로 올바른 성격형성을 저해할 수 있을 정도의 상흔을 남기기도 한다. 공격성 조절의 실패로 폭력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 되거나 성적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폭력의 대물림 현상 혹은 성조숙 혹은 성집착으로 인해 과도한 자위행위를 하거나 성적놀이를 일삼고 이성에 대한 성적인 충동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게 될 수 있다.

아동성폭력 매뉴얼에서는 부모가 알아야 할 아동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속설을 5가지로 정리해 소개하면서 부모들의 현명한 대처법을 촉구하고 있다.

아동성폭력 피해가 발생했을때 자꾸 물어보면 상처가 되므로 묻지 말아야 한다 - NO
묻는 방법이 문제이고 오히려 말하지 못하고 숨긴다면 피해자 자신의 잘못으로 잘못 알고 죄책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취조하듯 추궁하듯 캐묻거나 말을 막거나 단정적으로 미리 판단해 말한뒤 '그렇지'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성폭력을 당하는 아이가 따로 있다 - NO 
성폭력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 발생할지 모르는 범죄이며 누구나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리 대비하면 예방할 수 있다.

성폭력을 당했다는 아동의 말은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 NO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결코 흥분하거나 아이 말을 막지 말고 차분히 들어보고 상황을 판단해야 하며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때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아동을 성폭행하는 가해자는 정신병자 - NO 
대부분의 가해자는 이웃의 아는 사람이나 피해자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다.

아동성폭력 피해는 크면 잊기 때문에 문제를 키우지 말고 조용히 넘어가는게 아이를 위해서 좋다- - NO 
어릴 시절의 피해일수록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 및 장기적인 관찰과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에게는 특히 성폭력이 가해자의 잘못이며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피해극복에 도움이 된다.

아동성폭력의 예방과 대처에서 부모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는 매우 중요하다. 부모의 적절한 대처여부에 따라 아동의 피해극복 정도도 달라진다. 다음은 여성부 발간자료인 아동성폭력 대응매뉴얼에서 제시하는 부모들이 알아야 할 성폭력 의심 증후들이다. 이 징후중 2~3가지 이상 나타나거나 한 가지라도 매우 심하게 나타난다면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갑자기 낮에도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 한다.
-특정한 사람이나 장소, 물건 등을 보면 예민해지고 두려워한다.
-평소보다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과도하게 매달린다
-평소보다 밥을 못 먹거나 혹은 폭식한다.
-자주, 배나 머리 등이 아프다고 한다.
-집중력,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숙제를 하거나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자위행위를 한다.
-성기 혹은 항문주위의 상처, 통증, 가려움, 출혈 혹은 냉습 등을 보인다.
-부적절한 성행동을 보이거나 성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관심을 나타낸다
-성기나 항문에 물건을 삽입한다.
-인형이나 장난감으로 성행위를 흉내낸다.
-알수없는 감정변화와 우울증상이 보인다.
-야뇨증, 야경증(자다 일어나 울거나, 악몽을 꾸는 등)을 보이거나, 불을 켜놓고 자려 하는 등 잠자는 것을 두려워 한다.
-손가락을 빨거나, 유아어를 사용하거나 갑작스럽게 매달리는 등 아기 같은 행동을 하는 퇴행행동을 보인다.
-이유없이 화를 잘 내고 불안해하며 신경이 예민해지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상처부위 등 자기 몸을 피가 나도록 꼬집고 뜯는 등의 자기학대를 한다.
-자기보다 어린 아이에게 자기가 당한 일을 그대로 재연한다.


위와같은 피해 징후 아동을 발견하면 부모가 피해를 단정짓지 말고 해바라기아동센터, ONE-STOP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등 성폭력전문상담기관에 의뢰하거나 전문상담가들과 협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명심해야 할 것은 예방적 차원에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발달수준에 맞는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보육시설이나 유치원에 재원하게 되는 만 3~5세 유아는 프로이드의 남근기로 성정체감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남녀 신체구조의 차이를 이해시키고 자신과 타인의 몸을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친다.

특히 좋은 접촉(GOOD TOUCH), 나쁜 접촉(BAD TOUCH)를 구분하게 하고 나쁜 접촉을 시도하려는 사람에게는 '싫어요'라고 명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초등학교 입학후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자신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할땐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도와달라고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변의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 긴 아주머니, 안경쓴 아저씨 이런 식으로 한사람을 콕 찍어서 도움을 요청하고 그래도 도움을 요청하기가 어려우면 '도와주세요'라고 하기 보다는 '불이야'라고 소리 치는 것이 주위의 시선을 끌기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자녀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좀 더 현명한 부모됨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잔트만아동청소년상담센터장 오승아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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