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동 ‘희은현악기전문점’ 이희진 대표

▲ 이 대표는 “누구든지 장인정신으로 악기제작을 배우려고 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꼭 전수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나만의 악기, 세상에서 하나뿐인 악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음대유학생들이 방학을 맞이하여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그들이 바다와 계곡이 아닌, 현악기 전문점으로 향하는 것은 이미 외국에 그 명성을 알리며, 찜통더위도 잊은 채 악기를 제작하고 있는 이희진(46세)대표를 만나기 위해서다.

“연주보다는 제작하는 매력이 더 컸었다”는 이 대표. 그는 중학교 때까지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바이올린을 수제품제작으로 3번째로 손꼽히는 장인이 이모부였는데, 그 이모부가 운영하는 공방을 자주 왕래하면서 악기가 만들어지는 것에 흥미를 느꼈을 뿐만 아니라 어깨너머로 제작 기술도 조금씩 익혔다.

그리하여 연주보다는 하나의 악기로 태어나는 완성도에 매료되었고 심하게 걱정하며 반대하는 부모님을 겨우 설득하여 20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제작하는데 열정을 쏟게 되었다고 한다. 단풍나무 또는 흑단을 3~5년씩 건조과정을 거친 후에 칼로 조각하고, 끌로 매끄럽도록 수 만 번을 세밀하게 다듬어야지 세상 하나뿐인 바이올린 수제품이 세상에 빛을 본다고 한다.

그의 남다른 감각으로 1대의 바이올린이 완성되기 까지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진통을 겪어야 되며, 완성을 해놓고도 제대로 소리가 안나면 도예가의 도자기가 부수어지듯이 악기 또한 미련 없이 부수게 된다고 하는 이 대표.

“부모가 자식을 반듯한 성인으로 키우듯 악기도 반듯하게 내놓아야 된다”고. 그는 제작하는 과정에서 왼손이 칼날에 절단 된 적도 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며, 제작만큼은 고집과 자부심으로 해야 된다고 하는 이 대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악기를 들고서 학생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객석에서 바라볼 때 흐뭇한 마음은 매우 컸었다.”

20년이 넘도록 이 대표가 제작한 악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유학생과 현지인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감미로운 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나 방학 때면 주문전화와 공방 방문이 줄을 잇고 있어서 여유로운 휴가는 잊은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유명한 외국의 어느 악기와 비교하여도 결코 밀리지 않으며, 연주 때마다 자랑을 한다고 하는 전화를 받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또한 사회에 환원하는 뜻으로 개척교회와 독거노인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마농 쳄버오케스트라, 은평 청소년 오케스트라 등 순수 아마추어 단체에도 힘을 보태고 있는 이 대표는 “아마추어 단체는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 이며, 청소년은 한국의 미래이고 한명한명 관심을 가지고 키워주어야지 그들의 앞날에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악기가 정말 필요로 하는 청소년 가장 들에게는 무상으로 제공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하는 이 대표는 올해 초등 4학년과 중1학년 딸이 있는데 나의 자식이랑 남이랑 똑같은 악기를 사용한다고 했다.

그가 어릴 적부터 악기를 제작해준 OO학생 자매는 이 대표의 결혼식 날 직접 제작한 바이올린으로 축하연주를 해 주어서 참으로 감동 받은 것도 잊을 수 없고 지금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덕양우체국 부근의 공방에서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첼로까지 제작하고 있는데, 요즘 세대들이 쉽고 편리한 것만 찾아서 일을 하여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하는 이 대표는 “누구든지 장인정신으로 악기제작을 배우려고 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꼭 전수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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