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유동 아향도예 김상기 대표

▲ ”통나무를 옮겨놓은 듯한 통나무화병, 나뭇가지의 껍질을 하나 말아서 붙인 분청화병 등에 혼을 담아서 빚는다”고 하는 김상기 대표.

“가마에서 혼을 담은 도자화병이 구워 나올 때 기쁨이 큽니다”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 있는 인테리어 도자 화병에 열정을 담아 빚고 있는 김상기 대표(49세). “흙냄새가 좋아서 81년도 여주에서 시작하였다”는 김 대표.

그는 4년 동안은 적응하기 힘들어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도자를 알고 나니까 그 매력에 빠져서 혼을 담게 됐다. 88년에 고양시 공예사업협동조합 2단지에 ‘아향(나의 향취를 담아서 만드는 작품) 도예’를 설립하고, 내유동 경찰 수련원 뒤쪽의 현재 공방이 있는 3단지는 97년도에 입주하게 됐다.

김 대표는 “많은 양보다는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요즈음은 음식을 조금씩 담아내듯, 식기류 보다는 화병 종류를 만들어 눈의 즐거움을 가득 담아낸다”고. 그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자연적인 재료를 이용하여 빚어진 도자화병은 무광유약을 발랐는데, 오래두어도 싫증나지 않는 무게감이 느껴져서 그 멋스러움을 가득 품어내고 있다.
김상기 대표는 7년 전 제주도로 여행을 가서 샤인빌 리조트에 숙박을 한 적이 있는데, 이곳에 장식된 화병이 자신이 만든 것이었다. 이렇듯 김 대표의 도자화병은 유명한 호텔, 모델하우스, 갤러리를 비롯하여 인기 드라마의 소품으로까지 근사하게 장식되고 있다.

그가 빚는 화병은 경기 이천의 분청토(모래흙인 사토를 갈아서 만듦)와 경남 산청의 산청토(산청에서 나오는 흙, 입자가 굵고 화력 좋음)를 사용하는데 구웠을 때 같은 두께라도 주저앉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나 산청은 그렇지 않다고.

이토록 흙 하나도 세심하게 정성을 들여서 선택한 김 대표의 작품들은 전국 및 경기도 공예품경진대회에서 다수 입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소품도 있지만 대부분 1m이 넘는 대작들이다.

그의 아내도 도자를 함께 하고 있는데,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박목월),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윤동주) 등 시가 담긴 도자 조형을, 김 대표는 마치 통나무를 옮겨놓은 듯한 통나무 화병, 나뭇가지의 껍질을 하나 말아서 붙인 분청화병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도자를 혼을 담아서 주로 만들고 있다. 몇 해 전에는 공방 뜰에서 풍성한 가을의 향기 속에서 부부 도예전을 선보인 적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김 대표의 도자화병에는 자연에 가까운 풍경들이 스며있다. 쑥부쟁이, 코스모스가 소담스럽게 피어나고 흘러가는 구름도 살포시 내려앉았다. 아름드리나무도 잠시 머물고 있고, 아기 비둘기들도 다정하게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들은 볼수록 정겨움이 흐른다.

고양시 공예사업 협동조합 회원과 고양 공예조합 산악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김 대표는 “야생화 꽃이 어우러지는 카페 같은 전시장을 조금 넓게 만들어서 도예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개방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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