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제도 앞서가는 정용기 대전 대덕구청장

참여예산 포인트제 품질평가제까지

대덕구청 홈페이제에 들어가면 맨 위 상단에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참여포인트제, 민원품질평가제 등 다양한 참여제도가 안내되어있다. 특히 어디든 찾아가는 배달강좌제도는 재미있고 실질적인 제로도 주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인구 20만명. 2009년 기준으로 예산 총규모는 1642억원(재정자립도 18.9%, 1인당 지방세 부담액 8만1000원)으로 전국 69개 자치구의 평균규모 2128억원보다 더 적은 예산규모다. 그러나 정용기 구청장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복지·문화·예술·체육·환경녹지 분야에 오히려 예산을 매년 증액 투자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다양한 주민참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내가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니라 2005년 전임 구청장인 김창수 청장이 시행한 제도였다. 그러나 본인도 주민참여자치의 메카라는 기치를 내걸고 이를 실질적으로 살리고자 노력했다. 주민참여예산제만 가지고는 주민참여자치의 메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주민참여감사제, 주민참여민원품질평가제, 주민참여촉진포인트제, 주민참여정책평가제 등 여러 가지 제도와 같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고민했다.

 

의회와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는 어떠했나?
의회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이것이 마치 의회의 기능을 빼앗아가는 것처럼 생각했고,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악평했다. 그러나 소중한 가치였기 때문에 꾸준히 설득하고, 진정성을 보여줬다. ‘의회의 심의, 의결권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자치단체장의 편성권을 주민들과 나눠 갖는 것’이라는 식으로 설득했고, 의회의 심의, 의결권은 그대로 존중하겠다고 설득했다. 지금 의회가 보는 시각도 많이 나아졌다. 시민사회단체는 투명한 정보공개와 참여의 틀을 원한다. 우리는 적극 시민사회단체를 받아들였다. 대전광역시내에 대전참여연대, 대전 경실련, 대전 환경운동연합 등 1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1명씩 활동가들을 추천해 구민위원회와 적극 결합했고, 우리는 이를 반갑게 받아들였다. 

주민참여제도, 민관협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자치단체장이 왜 주민참여가 필요한가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이것을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닌 정말 주민과 함께 하려는 진정성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두 번째, 참여 유인책이 필요하다. 아무리 공지하고, 알려도 참여가 지극히 저조하다. 그래서 주민참여촉진포인트제 등의 시책이 나온 것이다. 급하게는 안된다. 이는 오랫동안 뿌리박힌 관치행정의 한계이기도 하다. 셋째가 바로 이를 벗어나기 위해 급하게 하기보다는 주민참여를 기다리고 다양한 시책을 계속 시도하는 것이다. 주민이 자연스레 참여할 수 있는 공통의 기제를 만들 것이다. 대덕구의 대표정책인 배달강좌나 대덕학 등이 그러한 예다. ‘주민이 구정의 주인이다.’ 가장 큰 원칙인 이것을 나는 실천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신바람이 나는 것이다. 완벽한 자치에 가깝게 하기 위해 대의제를 직접민주제로 일부 보완하는 것이다. 주민참여는 나눌수록 커지고, 공유할수록 풍부해지고, 함께 할수록 사랑하게 되는 그런 마법이라 생각한다. 

주민 참여는 말은 좋지만 효율성은 떨어진다고 일부 공무원들은 말한다. 
결코 그렇지 않다. 이해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주민들이 구정 살림살이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내 것처럼 아끼게 된다. 맨 처음에는 물론 소지역주의, 지역이기주의 등이 나오지만, 여러 토론회과정과 현장을 함께하면서 이것이 걸러진다. 오히려 나도 놀랄 정도로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바로 주민이다. 행정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일 추진이 쉽다. 그리고 공무원이 보지 못한 새로운 주민의 시각이 보이고, 이를 공무원들이 학습할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떤 주민참여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GRDP가 4만불이 된다고 해서 구민들이 행복해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 내가 참여하고,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는 성취감을 주민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대덕구 공무원들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할 것이다. 그래서 대덕구 주민을 상전으로 모시는 대덕구 공무원들은 다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주민참여를 한걸음 더 내딛으려 한다. 움직이는 신문고를 운영, 매주 목요일이면 현장에 나타나 주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구정이 그냥 반상회 소식지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 속에 살아 숨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인터뷰 사진=옥천신문 백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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