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보존회 주관 학술제, 진실공방도

공양왕릉 현장에서 진행된 학술제.

공양왕 고릉은 1394년(태조 2년) 세상을 떠난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과 순비(順妃) 노씨의 능이다. 그런데 공양왕 능은 강원도 삼척과 고양시 원당동 두 곳으로 알려져 있어 어느 곳이 진정한 공양왕 능인지에 대한 논란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13일 오후 2시, 원당동 왕릉골에 자리한 고려 공양왕 고릉(高陵) 능역에서 ‘고려 제34대 마지막왕 공양왕 고릉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고양문화원이 주최하고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이영찬 행주서원장과 이경무 유림서원장, 개성왕씨 종친회 등 60여 명이 참가하였다. 2시간여에 걸친 행사를 마친 후에는 공양왕 고릉을 답사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이 날 행사는 고려를 멸망시킨 폐주로 평가되었던 공양왕에 대한 재조명과 사료, 전설을 통해 그의 능 위치에 대해 알아보는 발표와 토론이 주를 이루었다.

1부에서는 박한남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오종록 성신여대 사학과 교수, 안재성 향토문화보존회 회장이 각각 공양왕과 관련된 주제를 하나씩 들어 발표했다. ‘여조왕릉등록(麗朝王陵謄錄)’과 ‘조선왕조실록’ 등을 통해 고양시에 있는 공양왕릉이 진릉(眞陵)이라는 것을 입증하였다.

2부는 홍영의 숙명여대 사학과 연구교수, 고혜령 전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 이은만 전 고양문화원장, 박영규 ‘조선왕조실록’ 저자, 최경순 향토사학자, 이영아 고양신문 발행인 등 6명이 주제 발표에 대한 토론 및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다. 

박한남 편사연구관은 “네비게이션에 ‘공양왕릉’을 치면 삼척에 있는 것만 나타난다. 이는 있는 자료가 풍부함에도 고양시에서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종록 교수는 “있는 것을 마땅히 보존해야 할 것이며, 훼손된 것이 있다면 가능한 원형 그대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고양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하면서 고양사람들이 좀 더 많은 관심들을 가졌으면 하는 말을 하였다.



안재성 회장은 “공양왕릉의 위치는 ‘뜨거운 감자’이다. 하지만 삼척의 공양왕릉은 강원도기념물 71호이고, 고양시 고릉은 사적 191호로 서삼릉 ․ 서오릉보다도 먼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오늘 학술 발표회를 계기로 우리 모두 공감대를 형성해 앞으로는 ‘두 개의 공양왕릉’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고양사람들 가운데 고려 마지막 왕릉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아는 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공양왕 고릉은 우리 아이들에게 고려 멸망과 조선 건국과정을 이야기해 주기에 더 없이 좋은 역사의 장이다. 오는 가을, 공양왕 고릉 앞 넓은 잔디밭에 앉아 6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이 겪었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더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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