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신호 나타날 때 체내 정기 배양해야

며칠 전 중국의 북부 사막지역에서 불어오는 황사가 한국을 뒤덮어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교까지 한 일이 발생했다. 중국 산업화에 따른 오염물질까지 동반한 황사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준이었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虛邪賊風, 避之有時(허사적풍, 피지유시)’와 더불어 ‘正氣存內, 邪不可干(정기존내, 사불가간)’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강력한 전염성 병균 등이 유행할 때에는 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피해야 때가 있다는 것’과 ‘평소에 몸의 기운을 튼튼하게 하면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는 아주 쉬우면서도 중요한 말인 것이다.

같은 조건하에서도 잦은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고 건강한 사람이 있다. 선천적으로 허약한 소질을 타고난 사람, 건강한 유전적 소질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누가 얼마나 더 잘 관리해주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이제 따사로운 햇볕과 꽃 냄새가 풍겨오는 완연한 봄의 계절에 접어들었다. 겨우내 잔병치레를 자주 했었던 허약한 분이나, 추운 계절에도 바쁜 업무 등으로 인하여 제대로 생체리듬을 지키기 어려웠던 분들은 봄의 계절을 맞이하여 더욱 잦은 피로감에 싸이게 된다.

가벼운 피로감은 계절의 특성상 찬 기운의 노출을 보호하려고 주로 체내의 오장육부에서 활발하던 혈맥이 따뜻한 봄 날씨를 맞아 피부로 확장됨으로 인한 부적응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지만, 특별한 신체적인 이상도 없이 지속되는 노곤한 증상은 인체의 오장육부의 기혈과 정기가 허약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봄의 계절을 맞이하여 한약의 보약을 찾게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전에 비해서는 한약의 다양성 등에 이해를 하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약이라면 보약뿐이라는 잘못된 사고가 많았다.

한의학의 특성상 한약의 큰 치료방법에 있어 보사의 개념으로서 각 오장육부와 기혈의 성쇠에 따라서 보약(補藥)으로써 치료해줄 것이냐 사약(瀉藥)으로써 치료해줄 것이냐로 나눌 수 있겠다.

질병의 치료약 중에서도 ‘허약하면 더해주고(虛卽補, 허즉보), 넘치면 적당히 빼주라(實卽瀉, 실즉사)’는 기초적인 이론 위에 또한 질병의 완급 및 오장육부의 허실에 따라 보(補)의 성질이 있는 약을 사용하기도 하고, 사(瀉)의 성질이 있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모두 치료약의 범주에 든다는 것이다.

물론 질병이 없는 경우에도 한약을 선호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를 흔히 말하는 보약인 것이다. 나이에 따라서, 성별에 따라서, 체질에 따라서, 평소 각 장부의 허약에 따라서 그 사람에 맞게 처방하여 복용하고 있다. 보약의 용도는 허약한 사람의 질병의 치료에도 사용되며, 지속적인 건강의 유지와 더불어 현재는 질병이 없으나 조금씩 건강의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미병’(未病 또는 未病상태, 한의학에서는 건강과 질병의 중간 상태로 건강하지 않는 징후가 조금씩 보이는 상태를 말함)인 경우도 사용되는 것이다. 이는 떨어진 체내의 정기를 배양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저항력인 정기를 기르는 것이다.

물론 생활습관을 전혀 개선하지 않고 보약만 먹는다고 건강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규칙적인 생활리듬의 유지, 알맞은 음식의 섭취 및 건전하고 밝은 정신활동과 더불어 적당한 운동 등도 함과 동시에 몸에 알맞은 한약을 복용한다면 더욱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해질 것이다. 문의 965-3117.

<광진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