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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때 스승 손잡고 치악산으로덕이동 심학산거집 도인 서소평 선생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0.10.21 09:55
  • 호수 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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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가마솥에 시레기된장국을 맛나게 끓여서 길손들에게 대접할 수 있는 것을 꿈꾼다”는 서소평 선생.

“한 평생을 자연을 보며 그 속에서 살았지요.” 한 번도 술과 담배를 입에 댄 적도 없고, 오랜 세월동안 자연의 품속에서 수련하며 살아와서 모두가 친구가 된다는 도인 서소평 선생(65세). “13살에 스승님이 손을 이끌어 주어서 치악산으로 함께 들어갔다”고 하는 서 선생.

그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며 금오산의 영험한 정기가 깃든 경북 구미시 상모동이 고향이고, 제재소를 경영하여 부자같이 살았던 한 집안의 외동아들(1남 6녀)이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스승의 손을 잡고 불현 듯 그 당시 싫었던집을 등지고 따라 나섰다고.

부친과 모친은 외동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결국엔 16살 무렵의 서 선생이 있는 춘천으로 옮겨 왔지만 자주 만나지는 못하였다. 부친은 49세, 모친은 84세에 운명하셨다고 한다.

학교란 곳의 문턱에도 안 갔고 심지어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왼쪽 새끼손가락마저 19살에 톱에 절단되었지만 스승께서 군대는 꼭 가야된다고 하여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중지손가락의 마디마저 부러졌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스승의 뜻에 따라서 부러진 손마디의 아픔을 꾹꾹 참고 감추면서까지 군 복무를 하였고, 월남전(31개월)에서도 활약을 했다.

군 복무 후 에도 스승 곁에 머물며, 얼마동안은 오직 숯만 구워서 시장에 내다 팔았다고 했다. 스승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다른 제자들에 비하여 불평이 많았지만 그래도 묵묵히 맡은 일을 잘하여서 그 당시 횡성장에서는 숯이 최고로 품질이 좋다고 입소문이 났다고 하는 서 선생. “된장 시레기국 한 그릇을 장터에서 먹으며 세상의 시름을 달래고 먼 산길을 5시간씩 걸어다녔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서소평 선생이 26세가 되었던 그해에 스승은 가르침대로 세상 밖으로 나가라고 허락했다. 전국을 돌며, 깊은 산속에 움막집을 짓고서 고독할 시간도 없이 수련을 하였고, 적막한 어두운 밤길을 걸을 때면 자연이 모두가 친구가 되어주었다. 금강산을 맨발로 이틀동안 올라 다녔는데, 북한 사람들이 놀란 적이 있다고 하는 서 선생.

“평생을 검정 고무신만 신었는데, 1년에 2켤레면 충분했다”고. 실제로 흰 고무신은 쉽게 때가 타서 신지 않았고, 천연의 검정 고무신을 양말없이 한평생 신었지만 발이 매끄럽고 군살은 찾기 힘들고 30대 발처럼 고운 상태였다.

서 선생은 스승이 평생 써준 일기를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으며, 스승으로부터 가르침 받은 대로 풍수지리를 봐주기도 한다고. 그가 보는 자연은 남다르다. 산소자리를 보더라도 쇠를 사용하지 않으며, 첫사랑을 하면 가슴이 떨리듯 명당자리도 마찬가지라고. 설레임 가득한 그곳에 반드시 건강한 암탉이 낳은 유정란 다섯 알을 좋은 날, 한여름에 땅에 묻는다고 한다. 65일, 때로는 105일이 되어서 꺼내어도 땅 속에 묻은 계란은 썩지 않은 상태라고. 그중에서 3개를 나란히 세우면 중간 계란이 저절로 돌아가며 혈이 있어서 묘 자리를 선다는 오묘한 세계를 설명했다.

그는 “인간은 자연과 똑같고 스승의 뜻에 따라서 살아온 세월이 한치의 후회도 없이 행복하다”고. 능통한 풍수지리의 사례는 기준이 없으며, 정성을 담아 주는 대로 알뜰하게 모아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민속품을 구하는데 사용했다고한다.

그렇게 모아진 민속품은 지인의 배려로 400여 평의 공간에서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오디오, 전화기를 비롯하여 소박함과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목단꽃이 새겨진 조선말기의 수저통, 대장간의 풀무, 옥 빛나는 요강뿐만 아니라, 새끼로 꼬아 만든 원형 누룩틀, 강화도 지역 새색시가 탄 가마, 경기도의 쌀독 등이 오래된 대들보 테이블과 함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애써 모은 것들로 제대로 된 전시관을 만드는 희망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나라의 태평성대를 위하여 “큰 가마솥단지 5개 걸고서 시레기된장국을 맛나게 끓여서 길손들에게 대접할 수 있는 것을 더 꿈꾼다”고 서 선생은 소박한 소망을 말했다.


 

박영선 기자  pysun7258@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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