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동 ‘구겐’ 앤틱 하우스‧갤러리 정구순 선생

▲정구순 선생은 “멋지고 이해심 많은 남편의 배려로 테마가 있는 갤러리를 운영하게 되어 기쁘며, 그림이 필요한 곳에 앞으로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공공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 할 때 그림은 생명력을 가지게 됩니다”

고양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고양 백석체육센터는 첨단의 시설과 저렴한 수강료로 인하여 개장 이후 지역 주민들의 대폭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에 기꺼이 그림을 기증한 정구순(60세) 선생의 따끈한 마음이 깃들어 있어서 더 정겨움을 나타내고 있다.

“밋밋한 콘크리트 벽면을 한 폭의 그림으로 채워서 마음이 뿌듯하다”고 하는 정 선생. 그녀는 백석동 주민센터 김정호(민화) 강사의 소개로 고양 백석체육센터를 알게 되었고, 마음이 담긴 그림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 8월에 1점 30호를 기증 하였는데, 너른 공간을 채우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여 2점을 또다시 전달하였다고 한다. 사람이 중심이 되도록 구상하여 그려진 그림은 백석체육센터 지하의 수영장 휴게실, 1층 로비, 2층 골프연습장 휴게실에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마음을 예술의 향기로 젖어들게 하고 있다.

고양 백석체육센터 김형길 팀장은 “귀한 그림으로 마음을 전달해준 정 선생 덕분으로 작은 갤러리의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어서, 많은 시민들이 감동을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고, 정 선생은 대화동에서 앤틱 하우스인 구겐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살림집이었는데, 주변의 요청으로 최근에 살며시 개방하여 감미로운 원두커피의 향과 함께 식사 후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정구순 선생은 “오랫동안 외국인 회사 CEO를 지낸 남편이 외국출장을 갈 때면 동행하여 그곳의 작은 앤틱 소품부터 큰 앤틱 가구까지 30여 년을 모았다”고 한다. 미국, 유럽, 중남미, 하와이 등에서 골목의 벼룩시장과 시골 구석구석을 발품 팔아서 수집한 앤틱들은 하나하나 고풍스런 멋을 나타냈다.

수납장도 되고 장식도 되는 직사각형의 기둥은 이태리에서 왔고, 오스트리아 성에서 외출 나온 테이블은 130년 되었다. 벽걸이로 장식된 타피스트리는 100년을 넘어서 색이 흐렸지만 고귀한 자태를 뽐내었다. 빅토리아 시대 보석함, 까메오 기법으로 만든 유리 스텐드는 잠자리와 연이 조화를 이루는데 아르누보 시대 것으로 100년이 되었다고 한다.

콘솔 위의 황토빛깔 도자기 화병은 중남미가 원산지이고, 장미초가 담긴 구멍 뚫린 흰색 마름모꼴 바구니도 독일산으로 100년이 넘었다. 프랑스 산 수반, 1800년대 말의 시계, 150년 된 촛대 등 크고 작은 앤틱풍 가구들이 따스함과 풍요로움을 물씬 풍기고 있다.

정 선생은 “100년이 안되어도 희귀성이 있으면 앤틱 기준에 든다”고 하였고, 천장에 걸린 아르누보 시대의 샹드리에는 주로 자연을 주제로 하였는데 낙엽, 새, 잠자리 등이 조화를 이루었다.

이밖에도 빼곡하게 장식된 소품과 가구들이 눈의 즐거움과 마음의 행복을 살포시 채워줄 뿐만 아니라, 집 잃은 고양이(30여 마리)와 개(20여 마리)들에게 정 선생이 아늑한 공간을 사람처럼 제공해주어 따스한 기운이 마음을 적시게 한다.

‘구겐’의 캐릭터는 복을 가져다주는 ‘닭’이며 정 선생도 닭과 자연소재를 유화로 그리고 있다. 고양시 미술인들의 모임인 ‘스텝회’에서 회장을 맡고 있고, 인사동에서도 10년 넘도록 전시회를 종종 열고 있다. 지난 9월 호수공원 내 꽃전시관에서 열린 2010고양 국제 아트페어에서도 앤틱 가구 전시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적이 있고, 대화동 ‘소호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동 작업실도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 ‘구겐’에서는 매월 1회씩 연주자와 함께 홈콘서트도 열고 있으며, 헤이리 쪽으로 옮겨오라는 러브콜이 많이 들어오지만, 고양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는 정 선생은 “멋지고 이해심 많은 남편의 배려로 테마가 있는 갤러리를 운영하게 되어 기쁘며, 그림이 필요한 곳에 앞으로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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