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내음이 묻어나는 동네축구

흔히 ‘동네축구’라고 하면 룰도 없고 실력도 모자란 팀들의 시합을 말한다. 분명 실력은 엘리트 축구와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동네축구에도 룰은 있다. 경기규칙이 아닌 생활체육으로의 진행방식, 운동장의 분위기,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바로 동내축구의 룰이다.

매주 일요일에는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어김없이 축구경기가 열린다. 며칠 전 전화로 섭외한 팀을 초청해 시합을 갖는 것이 대부분. 최근에는 축구시즌을 맞아 지역 연합회장배 대회, 직장인 대회, 협회 친선대회 등 다양한 대회도 열린다.

각 학교에는 아침 일찍부터 유니폼을 입은 운전자들이 자가용을 몰고 도착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풍경은 감독으로 보이는 팀 대표의 ‘출석확인’. 곧이어 식사를 못한 선수들을 위해 준비해온 밥, 김치, 두부 등 음식들이 운동장 구석 밴치에 쏟아진다. 여기에 막걸리는 기본이다. 왜 선수들이 소주보다 막걸리를 선호하는지는 자신들도 모른다.

팀 대표들의 미팅이 끝나면 곧 시합에 들어간다. 나이제한은 없다. 선수교체도 제한이 없다. 출전하고 안하고는 본인들이 결정한다.
“### 나와! 나 들어간다” “감독 힘들어서 못뛰겠어. ##하고 교체!”
게임 중 의사소통은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난다. 보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법하다. 그래서인지 경기장에는 가족들과 함께 온 선수들이 거의 없다. 그러나 선수들은 ‘습관일 뿐 악의는 없다’고 한다.

심판은 당일 참가팀 중에서 한 명이 맡는다. 그러나 심판이 할 일이라곤 공을 따라 뛰며 선을 벗어나면 호각을 부는 것이 고작. 운동장에 누군가가 넘어져야만 파울이다. 혹은 모든 선수들이 한 선수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일 때도 역시 파울이다.

경기중 부상선수는 심각하지 않을 경우 다친 선수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상대가 격하게 나올 때 몸을 사릴 만도 하지만 선수들은 더욱 악착같다.
이들은 자체에서 팀을 나눠 경기를 할 때는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5경기, 6경기를 한다. 공을 차는 것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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