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송포노협 이재영 조합장
“농협운영 최대한 보고하고 동의 얻으며 함께 가겠다”

송포농협은 고양의 마지막 곡창지대를 지키고 있는 농업인들의 조합이다. 그래서인지 농협 본래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송포농협의 화두는 여전히 ‘쌀’이다. 조합원들이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농업기술을 지원하고, 쌀 품종을 개량하고, 유통은 아예 농협에서 책임진다. 고양시 농협 중 금융사업보다 경제사업에 주력하는 유일한 농협이기도 하다. 옛날 6개 읍면이 한자리에 모이면 송포사람들이 제일 잘 뭉친다고들 했는데, 이는 바로 송포농협 조합원들의 끈끈한 관계에서 나오는 힘이다.

이재영 조합장은 지난해 신임 조합장으로 당선된 후 가장 아래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합원들을 직접 찾아 농협에 원하는 바를 묻고 농협이 하고 있는 일을 상세히 알린다. 농협이 혼자 가는 일은 절대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재영 조합장의 소신이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공개하고 공유하고 함께 결정하겠다는 뜻 은 농협 경영 전반에 걸쳐 반영되고 있다.

이재영 조합장은 35년 동안 농협에 근무해 온 농협 전문가이다. 75년 청년시절 입사해 실무를 두루 거치고 상무와 지점장 등 경영일선에서 일했다. 조합장이 되겠다고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농협 조합원들을 위해 뭔가 뜻있는 일을 항상 하고 싶었다는이 조합장은 조합장이 되고 보니, 직원의 입장과 조합원의 입장 참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직원의 입장에서 일했을 때는 ‘조합원 중심의 농협’ 이라는 말이 그저 하나의 구호처럼 다가왔는데, 조합장이 되고 보니 정말 가슴에 와 닿는, 진심어린 목표가 되었다고 한다.

이재영 조합장의 새로운 경영에 대해 잠시 들어본다.

 

조합장이 되신 후 가장 주력하고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조합원들을 만나는 일입니다. 각 마을별 모임에 찾아가든, 조합원님들 댁으로 방문하든,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듣고 또 이야기 합니다. 대부분 요구보다는 격려가 많습니다. 농협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이나 추진해야 할 일들을 미리 전해드리고 의견을 물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농협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드리는 것은 모든 일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쌀 재고가 많이 쌓였다고 들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상황입니까.

쌀 재고 문제가 큰 고민이었는데, 다행히 올해는 재고 없이 잘 유통됐습니다. 가장 안타깝고 죄송했던 점은 추곡 수매가를 후하게 책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올해 수확량이 워낙 적어 쌀값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조합원님들께 수매가가 조합원님들의 요구만큼 반영되지 못한 점을 양해드리고 전체의 운영정상화를 위해 감수해주실 것을 당부드렸습니다. 기꺼이 받아들여주신 덕분에 새해 운영은 큰 걱정없이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삼송신도시 농산물유통센터에 지역농협들이 함께 출자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는지요.

지역농협들이 모여 전체 투자금의10%를 출자하고 농협중앙회가 이끄는 농협유통센터가 나머지를 출자합
니다. 수익을 기대한다기보다 지역 농협 유통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서 입니다. 각 지역 농협들이 하나로마트 운영에 고전하고 있는데, 공동출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하나로마트 운영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역농산물 유통이 보다 체계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사업을 펼치고 싶으신지요.

지역사회를 위한 복지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싶습니다. 조합원 자녀들의 장학금을 늘리고 송포농협 장학재단을 만들어 조합원 자녀와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농협 조합원들의 봉사활동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묵묵하게 봉사하시는 조합원들과 부녀회원들이 힘을 얻고 지역사회의 공익을 위해 기여하는 농협으로 성장시켜 가겠습니다.

송포지역 일대의 개발사업과 관련해 어떤 준비를 하고계십니까.

송포지역 일대가 개발된다면 우리 송포농협도 금융사업에 주력하는 도시형 농협으로 급속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조합원들의 농지가 대부분 개발예정지역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본격적인 변화에 앞서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장려하고 자격증 습득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을 진학하고자하는 임직원들은 학비도 일부 지원할 계획입니다. 임직원의 역량을 키워야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것을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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