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 고양사람들
시청 땅 희사한 할아버지 자랑스러워대한적십자사 고양 하나봉사회 박상범 회장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1.01.05 15:17
  • 호수 1009
  • 댓글 0
   
▲ 박상범 회장과 아내 최옥선씨 부부는“더불어 나누었던 할아버지의 지역사랑의 마음을 헤아리며, 영원히 후손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고양은 조선조 태종 13년(1413년) 3월 23일 고봉현의 ‘고 ’자와 덕양현의 ‘양 ’자를 합쳐서 고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그리고 을지로 6가에서 현재의 원당으로 군청소재지를 1961년 8월 7일 옮겨왔다. 이때 고양군청사(현재 시청 자리) 부지 3887평을 원당에 사는 박용관(작고 1971년. 향년 72세) 옹이 고양군에 희사하여 군민의 숙원인 군청사의 군내 이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2011년은 군청사가 원당으로 이전한 지 만 50년이 된다(1992년 2월 1일 시로 승격). 박용관 옹의 업적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역시나 지역에서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손자 박상범 회장(59세)은 “할아버지로부터 봉사하는 것을 본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덕양지구와 일산동지구(10년 활동) 및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일산지구에서 봉사활동을 했었고, 뜻맞는 사람끼리 하나봉사회를 설립하였다. 올해로 6년 차 회장을 맡으며 20여 명의 회원과 ‘천사의 집(고양동)’ 합동 생일잔치 및 홀로 어르신 목욕봉사와 청소를 하고 있고, 도촌천 정화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박 회장의 아내인 최옥선씨도 고양시 보호관찰소 교정상담사를 몇 년 동안 한 적 있고, 경기도교육청 고양시 학생 상담교사를 7년째 하고 있다. 또한, 여성민우회 평생회원으로 상담사로 있으며, 현재는 고양문화원 이사로 있다. 박 회장의 형인 박상조씨도 지역에서 추강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청소년들의 장학사업을 활발하게 펼쳤다. 회장은 “본인과 가족들에게 인색하였지만, 지역을 위해서는 기꺼이 마음을 쏟았던 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 고 박용관 옹.
고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박회장. 언젠가 성탄절 날 교회에 갔다가 불교신자였던 할아버지에게 한겨울에 쫓겨나서 짚더미에서 하룻밤을 잔 적도 있다.

 

박 회장의 할머니는 시집와서 죽을 드시면서 땅을 마련하였고, 혹시나 좀 상한 밥도 물에 씻어서 끼니를 때웠다. 깻잎도 20년 동안 묶어서 시장에 내다 팔았고, 그해 벼농사한 것을 수동 탈곡기로 타작하여 손자인 박 회장의 결혼비용을 마련했다.

완고하고 강직한 할아버지는 농사일할 때도 조금이라도 게을리하면 불호령을 내렸다. 한평생 농사꾼으로 살며 오직 부지런함과 알뜰함으로 재산을 늘렸고, 할머니도 돌아가실 때까지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50년 전 군청이 옮겨올 무렵에 원래는 일산경찰서 부근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곳에 마땅한 부지가 없었다. 그때 박 회장의 할아버지가 보리 농사하던 밭(현재 시청, 보건소, 농협중앙회 고양시지부 및 진입로 포함)을 선뜻 희사했다. 박 회장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주교동 95번지(지금의 문예회관자리)가 살던 집이었는데, 문예회관으로 수용되면서 그곳에서 나와 풍동으로 이사했다.

“할아버지가 군청 부지를 희사하고 받은 대가는 부부 놋그릇 두벌이었다”고 하는 박 회장. 할머니가 살아생전에 노인잔치를 갔다가 문예회관 앞에서 초대장이 없어서 쫓겨난 적이 있다. 그 무렵 시청 직원인 엄마는 들여보내고 할머니는 내쫓겨서 속상한 마음을 집에 와서 털어놓으며 운 적이 있다. 이후에도 지역의 행사에 한 번도 초대받지 않고 할머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적 없이 16년 전 고인이 되었다. “할머니가 죽을 드시면서 일궈놓은 땅을 기꺼이 희사한 건데 뜻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고 하는 박 회장.

1986년 12월 20일에 이은만(고양 향토문화보존회) 회장과 지역주민이 뜻을 모아 ‘송덕비’를 마당 한편(지금의 시청)에 세운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송덕비’ 주변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볼 때마다 너무나도 썰렁하여 마음이 무척 아팠다고 하는 박 회장. “더불어 나누었던 할아버지의 지역사랑의 마음을 헤아리며, 영원히 후손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고 뜻을 밝혔다.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영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