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출 고양경찰서장...‘로킥’ ‘함바집사건’ 부끄럽다

▲ 김기출 고양경찰서장.
“고양서에서 3년, 일산서에서 1년 있다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로 발령받아 떠난 게 8년 전입니다. 경북청 청문감사담당관, 울진경찰서장, 서울청 4기동단장 등으로 지방을 돌았지만 집은 계속 일산에 있었죠. 고양서로 발령받아오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것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1월 11일 고양경찰서로 발령을 받아온 김기출 서장(51세 사진)은 1999년부터 일산에서 살았다. 고양시민이기도 한 셈이다. 덕분에 지역에 대한 애정도 크고, 편안한 마음이라고.

8년 만에 서장으로 돌아왔는데
방범과장, 정보과장으로 3년 정도 있었다. 덕분에 지역은 골목골목까지 너무 잘 안다. 지금 일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고, 주민들도 많이 알아서 요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아는 만큼 치안 서비스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부임 하는 날 구제역 현장에서 도망나온 엘크사슴을 잡느라 며칠 애를 먹었다. 시장님과 노인회장님들께만 인사를 드렸다. 직원 인사발령도 바로 있어서 한달이 바쁘게 지나갔다.

지역에 대한 분석과 계획이 있다면
덕양구에는 강력사건이 그리 많지 않다. 화정, 행신, 원당 지역에는 인구가 많다보니 절도 사건이 많다. 112신고 건수 중 4분의 3이 세 지역에서 들어오고 있다. 최근에 아파트 1층을 뜯고 들어가 절도를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단 절도예방과 검거에 주력할 생각이다. 고양, 관산, 화전, 신도동에는 범죄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서울 외곽지역이라 연관 범죄가 있을 수 있고, 치안에 대한 요구도 있어 범죄예방용 CCTV를 25개 정도 더 설치할 예정이다.

최근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방경찰청 사업이었다. 기존에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전달 방식을 바꾸어 지역에서부터 의견을 수렴해 4일 전국 249명 지방 경찰서장들이 다 모여 합동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다.
우리끼리는 경찰서비스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시민들은 그렇지 않았다. 홍보가 부족하다, 실질적인 행동이 부족하다, 여전히 고압적이다 등 아픈 지적을 많이 받았다. 더 많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내부 변화라면 어떤 걸 말하는지
고양경찰서에는 현재 484명의 직원들이 있다. 솔직히 수직적인 문화가 존재한다. 오늘 아침 조회에서 직원들에게 ‘교육은 짧게 하고, 강사는 공부해 와서 요점만 간단히 전달하라. 부하직원들에게 ‘야, 너’ 하지 말고 이름을 불러주라’고 부탁했다. 서로를 존중하고,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시민들에게도 지금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치안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내외적인 요인들로 경찰에 대한 불신이 깊은 게 사실이다
솔직히 일명 ‘함바집 사건’ 터졌을 때 직원들 얼굴보기가 부끄러웠다. 개인적으로 상관은 없었지만 연루됐던 사람들이 다 나와 연배가 비슷하다. 밖에서 다 똑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로킥 사건’도 TV로 보고 안타까웠다. 경찰이 할 말이 없는 사건이다. 신고가 들어왔으면 무조건 조치를 했어야했다. 직원 교육 때 그이야기를 꺼냈다. ‘여러분 조카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그렇게 처리했겠냐’며 다시한번 강조를 했다.

지역에서는 성범죄에 관심이 많다
성범죄 수사 협조를 위해 형사가 실종수사팀과 여성청소년계 공조를 지시했다. 야간 당직도 함께 서도록 했다. 그동안은 실종수사팀에서 사건을 접수받아 여성청소년계로 넘기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되면 대처가 늦는다. 성범죄는 경찰관 인식이 중요하다. 성범죄자 관리에 관심이 많은데 이미 관리 시스템 정비를 끝냈다. 공개 가능한 범죄자 이외의 전과자들도 시스템에서 관리되고 있다.


변화된 치안 행정이 기대된다
22일부터 고양경찰서 홈페이지에 음주단속 장소를 사전 공개하고 있다. 숨어서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알려서 예방하겠다는 의도다. 널리 알려주면 좋겠다.
무엇보다 경찰들이 변화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애정과 관심을 갖고 채찍질도 해주고, 기대도 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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