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

상(商)나라 탕(湯)임금 때 조정 뜰에 이상한 곡식이 났다. 황혼 때 싹을 틔운 게 날이 밝을 무렵엔 그 둘레가 벌써 두 뼘이나 될 정도로 빨리 자랐던 것이다. 이를 본 신하는 괴이하게 여겨 점을 쳐보자고 아뢴다.

그러나 탕임금은 점쟁이를 물리치며 “상서로운 사건은 복의 징조이지만 상서로운 징조를 만났더라도 선한 일을 하지 않으면 복이 이르지 않고, 괴이한 사건은 화의 징조이지만 괴이한 징조를 만났더라도 선한 일을 하면 재난이 닥치지 않는다(祥者福之先者也 見祥而爲不善則福不至 妖者禍之先者也 見妖而爲善則禍不至)‘呂氏春秋’<季夏紀(制樂)>”고 말한 뒤, 더욱 열심히 선정(善政)을 베푸니 삼 일만에 이상한 곡식이 사라졌다한다. 이처럼 선(善)은 화복(禍福)과 성패(成敗)의 열쇠인 것이다.

요즘 그 징조를 보고 휩쓸려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다 좋으나 그 본심이 선(善)보다 재주나 야망이 앞서는 사람만은 쫒지 말 일이다. 징조가 좋더라도 결국 그 징조를 지킬 수 없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김백호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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