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나 홀로 50대 체력한계 하소연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21일 고양시 8개 운동장에서는 ‘고양모의세계축구대회’ 조별 예선전의 열기가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이날 아침 고양시청 앞에는 서울시에서 초청된 심판진만 40명. 각기 차에 나눠 타고 경기장마다 5명씩 출발했다.
오전 9시 경기장에는 예선을 치를 4개 팀 선수들이 속속 나타나고 곧이어 감독관의 선수명단 확인이 시작.
10시부터 일제히 시작된 이날 조별 예선전 경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전으로 변해갔다. 하루에 3게임을 뛰는 것이 젊은 조기회원들에게는 무리는 아니지만 40대 후반이나 팀당 1명씩밖에 없는 50대 선수들에게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랐다.
경기가 없는 틈틈이 나무그늘 아래에 누워 체력을 보충해 보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이내 고개를 내젓는다.
경기장에서 흙먼지와 땀이 범벅이 돼 뛰는 선수들이야 죽을 맛이지만 경기를 보는 후보들과 같이 따라온 가족들에는 오랜만에 나온 주말 나들이다.
점심식사. 주최측에서 음주문제로 외부에서 식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저마다 싸온 음식들을 풀어놓고 상대팀과 보이지 않는 음식경쟁을 하느라 신경전이 한창이다. 아이스박스는 기본이고 어느 팀은 아예 가스통까지 싣고 왔다. 몇몇 팀은 선수들의 ‘몸보신’을 위해 여러 종류의 보신탕을 직접 조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먹는 것과 경기결과는 전혀 무관. H조에서 예선탈락한 풍동대표 민마루팀의 한 관계자는 “너무 먹는데 신경을 쓰다 보니 선수들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팀이 3번째 경기에 들어서는 3시 이후 16강에 대한 강한 ‘집념’이 시작됐다. 모두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성을 보이며 응원을 시작했다. 꼭 자기 팀 경기가 아니더라도 16강 진출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팀에게는 아낌없는 '야유'를 보냈다.
반면 이미 2패로 예선탈락이 확정된 팀은 느긋하기만 하다. 후보들은 그늘에 누워 경기를 지켜보고 감독의 선수교체도 마다한다.
5시가 넘어 각 운동장에서는 마지막 경기가 끝날 무렵 16강 진출이 확정된 팀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탈락이 확정된 팀은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날 경기결과를 놓고 무용담을 늘어놓기 위해 모두들 회식장소로 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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