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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들꽃에 푹 빠져 전문가되다장항동 사찰요리 연구가 이명숙 선생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1.03.31 13:35
  • 호수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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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숙 선생은 “야생초에 관심을 뒀더니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던 자연이 서서히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화로가에 둘러앉아 요즘 흔한 말로 웰빙 식품인 밤과 고구마를 굽고, 살얼음 동동 뜨는 동치미를 먹으며 할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산과 들에 지천으로 가득했던 쑥, 냉이를 비롯한 각종 버섯과 산나물이 웰빙식이었던 그 시절이 누구에게나 아련한 그리움이 된다. 그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웰빙 사찰음식을 만들며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실천하는 이명숙 선생.

“들판에 피고 지는 야생초의 정겨움은 마음마저 평화롭게 했다”는 이 선생. 몇 해 전 ‘동국대학교 부설 전통 사찰음식연구소’에서 사찰음식 과정을 수료했다. 들깨 채소전병, 단풍깻잎 장아찌, 효소함지쌈, 사찰 보양탕, 백련초 장아찌, 송연죽, 녹차연근만두(석류만두) 등 우리의 전통음식이면서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웰빙 사찰음식을 배웠다. 졸업작품전으로는 어린 호박잎 8장, 미나리(묶음용), 연자심 15~20알 정도, 오이, 당근, 두부, 찹쌀, 현미, 흑미, 흰쌀, 조 등으로 연자호박잎 쌈밥과 연한 된장소스로 차린 소박한 밥상을 선보였다.

멀게만 느껴졌던 사찰음식이 더 가까워지면서 자연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효소에 관심도 뒀다. 자연 속에 널린 산야초를 전국으로 발품 팔고 다니며 직접 채취하기도 하고, 약초지기로부터 애써 구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전라도 지역에서 생산한 배가 불룩한 항아리에 토종 하얀 민들레와 노랑 민들레, 곰취, 연잎, 산복숭아 등을 재료에 따라 갈색 또는 흰색 설탕으로 정성을 가득 담아 켜켜이 재워 담갔다. 어떤 항아리엔 20여 종이 들어간 것도 있고, 폐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귀한 비파 잎사귀도 지인으로부터 받았다.

자연의 좋은 기운을 받고 자란 효소의 재료들은 지금도 숙성 중이다. 맛깔스러움과 약성이 몇 년 후에 나타나면 사찰음식의 정갈한 맛을 내는 데 사용하고 일부는 마니아들의 요청으로 판매도 할 예정이다.

이 선생은 “동국대 사찰음식 과정 중에 만난 박윤선(전통음식 연구가) 선생으로부터 전통요리와 사찰음식을 전수받은 것이 큰 행운이며, 신희철(사찰요리 연구가) 선생도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고 했다.

“작은 핑크색 꽃잎을 피우는 앙증맞은 풍로초의 매력에 반하여 야생화를 공부하고 키우기 시작했다”고 하는 이 선생.

2007년 4월에 야생화 동아리들과 ‘강남 한전아트센터’에서 야생화분경과 전통차 시연(직접 연출)을 한 적도 있다.

이 선생은 “야생화와 차(茶) 그리고 사찰음식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파주 LG필립스 단지 부근 야트막한 산자락에 ‘산수국’이라는 전통카페를 운영한 적 있다”고.

15년 전 마음의 고향같이 와 닿아서 땅을 마련해두었고, 토목기술자인 남편(안병주 씨)의 자상한 배려로 정성을 가득 담은 그림 같은 집을 5년 전에 지었다. 천장이 높아서 파란 하늘의 별들이 내려앉은 이곳에서 2년 동안 서울 수도권 부근의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연잎밥과 야생초 차를 선보였다.

화전과 장 담그기 행사 및 전통차 시연회와 작은 음악회도 연 적이 있다. 이 선생은 “더 맑고 향기로운 전통음식을 배우기 위하여 문 닫은 지 3년 되지만 박윤선 선생의 도움으로 꽃피는 봄이면 다시 문을 열게 된다”고.

하루하루 자연이 주는 혜택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천연 염색이 된 자연주의 옷차림을 즐겨 입는 들꽃 같은 이 선생. “변함없는 마음으로 배려해 주는 남편이 무척 고맙고 산수국이 자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쉼터가 되었으면 한다”며 해맑은 웃음을 나타냈다.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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