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 대도무문 이수영 문주

▲ 문주 이수영씨는 “국민 음식인 자장면으로 더 소외된 곳을 찾아서 따끈한 맛을 나누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말했다.

“마음을 나누었더니 따끈따끈한 행복이 더 커졌어요”

매주 수요일마다 식당문을 닫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김없이 달려가 자장면 요리를 건네는 이수영 문주(50세). “1999년 무렵 먹거리에 대한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일산동에서 중화요리집을 시작했다”고.

이수영 문주가 운영하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은 일반 중화요리점과 다른 점이 있다. 상호 앞에 주식회사(酒食會舍)를 넣어 술과 음식으로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를 겸하고 있다. 2002년에 서비스상표 등록을 한 대도무문은 ‘사람이 큰 도리를 행하면 장애물이 없다’란 뜻을 가지며 직함에는 일반적인 ‘사장’보다는 주인을 뜻하는 ‘문주(門主)’를 붙였다.

명함글에는 점자로 표시했고, 붉은색 테두리와 옅은 검정색 붓질로 마무리했다. 일반 명함보다 5배의 비용을 더 들여 제작한 명함은 시각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 문주는 “단골과 지인들의 칭찬과 격려의 힘으로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할 수 있었으며, 정확한 재료를 사용하여 정당한 가격을 받는 것을 철칙으로 지켜왔다”고. 제대로 된 맛을 내게하는 자신감을 위하여 중식요리사 자격증도 시작과 동시에 취득했다.

처음 시작하던 무렵에는 이곳이 허름한 단독주택단지로 재개발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산뜻한 대단지 아파트가 자리를 잡았지만, 대도무문의 맛은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 맛이 이어지고 있다. 본일산과 탄현 중산지역에만 배달을 하는데, 조금 먼 곳인 대화동 부근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들리는 단골이 있다고.

이 문주는 정성껏 손님상에 내는 모든 요리 한 그릇에는 신선한 국산재료가 담겼다. 아내(장인정씨)와 이른 아침부터 그날 사용할 재료를 다듬고 그때그때 볶아서 사용한다. 정성이 가득 담긴 요리는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깔끔해 입안에서도 오랫동안 상쾌함이 남아 있다.

감칠맛 나는 그 맛은 2002년 우연한 기회에 풍동에 있는 9사단 군인들에게 자장면을 해주었는데, 너무나도 좋아하며 사기가 높아졌다. 그 자신감으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2006년에 ‘다운회’를 결성하였고, 그가 회장을 역임하며 본격적으로 자장면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봉사 잘하고 오라고 격려해주는 아내가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고. 회원들과 함께 눈보라 속에서도 전방부대를, 바쁜 생업을 뒤로 미루고 천사의 집, 꿈나무의 집, 홀트학교 등을 찾았다. 비록 자장면 한 그릇이지만 병사들과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며 뿌듯함이 더 컸다고 했다.

회원 모두가 전문가 수준으로 차가운 물에 국수를 신속하게 헹구고, 더울 때 뜨거운 불 앞에서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맡은 역할을 해내는 회원들이 무척 고맙다고 했다.

그가 운영하는 중국집과 고양시 봉사단체 ‘다운회’ 카페에는 백마부대, 제27보병사단, 강현석 전 고양시장, 일산경찰서장, 기무부대 등에서 감사장과 칭찬의 글이 보는 이들에게 찡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월 1일에는 일산 종합사회복지관 마당에서 저소득 가정 생계비 및 아동교육비 지원을 위한 사랑나눔 음식, 문화 바자회도 개최했다.

일회용 젓가락 사용을 안 하며, 5년 연속 모범업소로 지정된 이곳에서 한결같은 정성을 담는 이수영씨는 “국민 음식인 자장면으로 더 소외된 곳을 찾아서 따끈한 맛을 나누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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