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장회익 교수 문봉서원 부지제안

신도시 이주민이 고양의 뿌리 찾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교의 장회익 교수(65세·주엽2동)는 복원을 결정하고도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해 복원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문봉서원을 주택공사가 택지개발지구로 조성하고 있는 고봉산 자락에 세우자고 제안했다. 그 동안 서원복원을 위해 노력해 온 고양시 유림과 시민단체들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3면>

장 교수는 국내 자연과학(물리학)과 철학분야에서는 최고 학자중 한 사람으로 꼽히며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이런 장 교수가 신도시 입주민들을 대표해 지역의 정체성 찾기에 나섰다. “잠깐 머물다 떠날 사람들이 아니라면 신도시 주민들에게도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기 위해 고양의 정신문화를 알려 줄 필요가 있다 ”는 설명이다.

문봉서원은 고양시 일산구 문봉동 빙석촌 입구에 세워졌던 서원. 1688년(숙종 14년)에 건립됐지만 1865년 대원군의 서원철폐 정책으로 사라졌다. 고양시 향토문화 보존회와 지역 유림, 학계에서는 문봉서원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난 95년 ‘서원 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양시와 복원문제를 논의해 왔다. 그러나 애초의 서원이 있던 자리에는 현실적으로 복원이 불가능해 부지 선정을 두고 고민해 왔다.

이에 장회익 교수는 고양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봉서원을 복원하기 위한 최적의 부지로 고봉산 남쪽 산자락에 위치한 일산2동 172번지 일대를 추천했다.
좌측에는 고양 팔현의 한 사람인 추만 정지원 선생의 묘소가 있고 인근에도 모당 홍이상 선생 묘소와 선주 권필 선생의 묘소 등 많은 문화재가 있어 서원이 들어서기에 적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앞에는 고봉산 기슭에서 흘러나오는 청정수가 자연 습지를 이루고 있어 희귀한수륙 생태계를 형성함으로써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주택공사의 택지조성 예정지구.
장 교수는 “부지가 주공의 택지조성 계획의 C-1지구에 속해 있어 빨리 확보해 두지 않으면 곧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고 우려하고 “C-1지구을 확보해 서원을 복원하고 나머지 부분은 생태·학습공원을 조성해 전통문화와 생태계의 보존·교육의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장 교수는 문봉서원을 단순히 물리적으로만 복원하려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서원의 복원은 당연히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내야 하겠지만 본래 서원이 가지고 있던 정신적 기능이 되살아나게 해야 한다. 우리의 생활 속에 함께 호흡하며 우리의 자녀들이 선조의 얼을 바로 이어받을 교육의 터전으로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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