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고봉산 자락 일산2지구 택지개발지구내에 문봉서원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은 온통 개발열풍에 휘둘리는 상황에서 오랜 가뭄에 비를 만난 것만큼 반갑다. 위 택지 개발은 고봉산을 깍아 아파트를 건설하려는 계획인데 시민들이 '고봉산 지킴이'를 구성하여 줄기차게 반대해온 사안이다. 그러나 개발 압력은 거세어 습지만은 보전한다는 당근을 던지며 이미 지구 개발 허가를 얻어 개발 착수 시점에 와있다. 이때 오래 전부터 문봉서원 복원추진위를 구성하여 서원 복원과 고양의 정신을 회복하려는 유림과 생태 환경을 보전하려는 시민 조직과 절묘한 연대로 일부지만 고봉산을 지키며 전통문화를 회복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복원 계획 부지는 숲이 우거지며 습지가 있고 바로 윗편에 문화재인 추만 정지운 선생의 묘가 위치한 C-1지구 의 일부다. 추만은 '천명도설'을 완성 퇴계학에 지대한 영향을 준 문봉서원에 봉안되었던 고양팔현의 한 분이었기에 이 부지가 문봉서원 복원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서원은 사학 기관으로 지방 교육의 중추를 맡았던 곳이다. 따라서 깊은 산이나 외진 곳보다 주민이 왕래가 편리한 곳에 위치해야 더욱 의미가 있고, 건물만의 복원이 아니라 실제 교육을 담당하는 현재 살아 숨쉬는 장소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복원 연대 추진위는 서원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네셔널 트러스트(국민신탁) 방식의 '시민 땅한평 사기운동'도 겸하여 펼친다고 한다. 무조건 사업 주체에게 떼를 쓰는 차원을 넘어 시민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고 재원을 마련하려는 자세를 보여주기에 이 운동의 성공을 예감한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이 운동에 동참 그 동안 함께 한 고봉산 살리기 운동의 성공적 결실을 끌어내 주길 바란다. 물론 부지를 마련하고 복원 건축을 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시는 이 안은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최적의 사업으로 판단하고 과감하게 예산을 편성 사업주체를 설득해 주길 바란다. 다가올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이 사안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공약화하는 것도 검토해볼 일이다. 사업 주체인 주택공사도 이렇게 시와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운동을 전개할 때 어떠한 명분으로도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이 운동은 개발 이익집단을 제외하곤 시민 전체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잘 보전되어진 숲을 살려 문화 생태 공원을 조성 주민 휴식처를 제공하며, 동시에 고양의 강직한 재야 선비정신을 살리는 운동으로 원주민과 이주민이 하나가 되는 고양시 시민운동의 이정표가 되는 운동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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