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양YWCA 송미령 사무총장

‘여성들이 행복하면 도시가 행복하다.’ 여성인구가 조금 더 많다는 통계를 굳이 들지 않아도 고양시는 여성들의 활동이 눈에 띄는 도시다. 그만큼 여성들을 위한 활동, 지원, 단체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전국 조직인 고양YWCA는 일찍부터 고양시 여성운동에 앞장 서 왔다. 33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권, 환경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을 자극하고, 참여를 이끌어왔던 고양YWCA 송미령 사무총장(44세)를 만났다.

“솔직히 최근 고양YWCA가 다소 위축된 느낌이 있습니다. 실무 책임자로서 어깨가 무겁죠. 다양한 여성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 Y가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독여성단체로써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여성운동에서 실천적 부분을 담보한다는 대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제 조금더 구체적인 소통과 변화가 필요하겠죠.”

YWCA는 회원 조직과 실무진의 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되고, 그 중에서도 실무자들의 역할이 조금 더 뚜렷하다. 회장은 대외적인 업무에 집중하고, 실무 책임자인 송미령 관장은 조직관리와 다양한 실천 업무를 맡게 된다. 많은 단체들이 지역에서 생겨나고, 여성들의 요구도 다양해지면서 YWCA가 새로운 전환을 준비해야한다고 송 관장을 설명했다.

“환경 운동차원에서 EM제를 뿌리는 일을 YWCA가 가장 먼저 했습니다. 아나바다 장터, 장바구니 들기 운동, 성폭력예방교육 등도 마찬가지인데 이제 워낙 많은 단체들이 하고 있습니다. 선도적 역할을 했으니 거기서 만족하고 새로운 활동을 찾아야겠죠.”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해 가사도우미, 산모도우미를 처음 제도화한 곳도 YWCA였다. 이제는 관련 교육이나 연결보다는 ‘돌봄노동’을 하는 여성들을 위한 인권 문제에 접근하고 싶다는 것이 송 관장의 생각이다. 고용주와 노동자의 관계 설정이 불분명하다보니 4대 보험도 없고, 불이익을 당해도 보상받을 길이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내년을 위한 구상을 준비 중입니다. 실천이 없으면 운동도 없죠. 예전에는 교회가 NGO의 역할을 했고, 그런 의미에서 YWCA가 크리스찬의 실천을 고민해왔습니다. YWCA가 이땅의 소망이 되길 바란다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습니다.”

송미령 관장은 봉사와 조금 더 큰 틀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조직도 후원자 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운영국과 실천을 맡게 될 운동국으로 재편하는 안도 고민 중이다. 여성, 평화와 생명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평화통일을 고양YWCA가 가져가야할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여성, 엄마로서 평화통일을 고민하는 거죠. 그동안 평양에 분유보내기 운동도 YWCA가 해왔습니다. 내년에는 평양YWCA 재건운동을 제안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새로운 실천을 이야기하는 송 관장이 눈이 빛난다. ‘일중심 스타일’이라 가정에 항상 미안하다는 송 관장은 세아이의 엄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서울YWCA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곳 자원봉사자였던 남편과 결혼해 바로 두아이를 낳았다. 41세에 낳은 늦둥이 아들은 이제 겨우 세 살. “내가 늦게 아이를 낳아보니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을 새삼 느낀다”는 송 관장은 늦둥이 덕분에 “오래 젊게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단다. 고양YWCA가 고양시의 소망이 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소녀같은 웃음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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