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주택 전국적인 열풍 고양에 상륙
대자·성석동서 단지 형태 땅콩밭 추진 중

지난 18일 토요일 오후 3시 성석동의 한적한 마을이 유난히 떠들썩였다. 도로에는 ‘땅콩밭’ 설명회을 찾아온 이들로 때 아닌 주차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땅콩밭은 최근 큰 화제를 낳고 있는 ‘땅콩주택’이 단지 형태를 조성된 곳을 말한다. 듀플렉스(duplex)홈이라고도 불리는 땅콩주택은 한 개 필지에 닮은꼴로 나란히 지어진 두 가구의 집을 지어 비용을 절감한 새로운 주택 개념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광장건축의 이현욱 소장이 직접 땅콩주택을 짓고 생활하는 과정을 담은 ‘두남자의 집짓기’를 출간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땅콩주택은 도심에 인접한 위치에 저렴한 가격으로 마당 딸린 전원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목조주택 형식으로 친환경적이며 공사기간도 최소 한 달 가량이면 가능하다. 아파트와는 달리 조경이나 내부 인테리어를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기존 아파트에 비해 두배 정도 높은 단열처리로 난방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중심으로 선풍적인 이슈를 낳고 있다.

특히 성석동의 땅콩주택은 기존의 ‘한 필지의 두 가구’의 공식에서 벗어나 한 필지 한 가구로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땅콩주택의 단점으로 알려져 있는 공동소유의 부담에서 자유롭다. 이현욱 소장은 “도시계획으로 필지가 나눠져 있는 도심과 달리 필지분할이 자유롭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석동의 땅콩밭은 각 필지당 최소 310㎡에서 최대 904㎡의 전용면적으로 조성된다. 주택 1층의 바닥면적은 약 49.5㎡. 1, 2층과 다락방까지 포함해 총 148.7㎡의 주택면적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마당면적 165㎡ 내외로 전용면적 333㎡ 이상의 필지는 건폐율 20%를 적용받더라도 약 12.96㎡ 규모로 별도의 건축물을 추가로 지을 수 있다. 토지비와 공사비를 합해도 4억 내외에서 마당 딸린 전원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마포구 서교동에서 온 가족과 함께 성석동을 찾은 박영훈(45세)씨는 “결혼 후 일산 아파트에서 생활하다 폐쇄적인 환경에 염증을 느꼈다.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 마포구로 이사를 갔지만 하지만 그곳 역시 마당이나 공터가 없어 땅콩집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최소한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만이라도 함께 어울리며 뛰놀 수 있는 마당에서 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땅콩밭은 특정 지역에서 5가구 정도라도 조성을 원하면 진행이 가능하다. 이현욱 소장은 “의뢰가 들어오면 그 지역의 30평 대 아파트와 가격을 비교해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할 경우에만 진행한다”고 말한다.

전국적으로 60여 개의 땅콩주택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에서도 대장동 한 곳에서 땅콩주택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단지형태인 땅콩밭은 전국 여섯 곳 가운데 고양시에서는 대자동, 성석동에서 각각 36필지, 34필지로 조성되어 현재 현재 입주 신청을 받고 있다. 또한 설문동과 덕은동에서는 땅콩밭 조성을 원하는 가구들이 모여 협의 중에 있다.

이현욱 소장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단독주택을 원했지만 비싸다는 생각에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땅콩집을 통해 건축비,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집을 작게 지으면 된다’라는 간단한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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