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홀로 살아남기 어려운 종이신문의 운명 "삶과 지역의 가치 지켜달라"

종이신문 고양신문의 미래는?

“종이신문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아사달)” “왜요?” “인간의 감성이 존재하는 한 존재할 것 같습니다. 물론 소식전달의 기능적인 면만 하는 신문은 빠른 시간 안에 사라지고, 우리의 역사 문화, 즉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더 많이 읽혀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배성연)”

‘종이신문 고양신문의 미래’라는 다소 뜬 구름잡는 기획에 대한 의견을 기자의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물었다. 이정모씨는 종이신문과 출판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펴기도 했다. “종이 신문뿐만 아니라 종이 책도 오래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종이 책이 무지 오래 된 것 같지만, 사실 역사가 얼마 안됩니다. 신문의 역사는 더 짧죠. 종이 신문보다는 신문 그 자체가 과연 얼마나 갈지가 더 궁금합니다.”

지난달 11일 원당사회복지관 어린이기자단 첫 강의. 집에서 어떤 신문을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A반 30여명 중 절반 정도가 손을 들었다. 어떤 신문을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신문이라고 답했다. 다음 시간 B반의 상황은 조금 더 열악했다. 3분의 1정도만이 신문을 보고 있었고, 어른들이 알고 있는 소위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등의 이름을 하나도 모르는 어린이들도 많았다.

신문기자단 활동을 자원해 100대 60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어린이들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종이신문 구독비율은 더 낮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언론재단 조사결과<표>는 이를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다. 호주의 미래학자 로스 도슨은 몇 년 전 전 세계 52개국 종이신문의 사망선고 연도를 발표했다. 발표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신문은 2026년에 사망선고를 받았다. 인터넷의 발달로 매체환경이 변화하면서 종이신문을 고수하는 이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태블릿PC의 등장은 “컴퓨터를 들고 화장실에 갈 수는 없지 않느냐”는 아날로그적 반응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대판(기존 신문판형), 혹은 타블로이드(대판 절반 크기)의 신문을 이리저리 접느라 불편을 겪는 모습을 찾아 보기가 어렵다. 손안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은 ‘터치’한번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와 뉴스를 전 세계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전해줄 수 있다. 

환경이 변화하면서 언론사들은 예전 원소스 멀티유즈(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경로로 활용하는 방법)에서 더 나아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인터넷 상 서버에 저장하고, 이 정보를 각종 IT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하나의 기사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종이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터넷 상의 발빠른 소식들을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전달하게 된다. 신문기사는 이중 최종 정리된 기사가 모아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변화된 환경은 언론사와 독자들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고, 기사 작성 전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기획기사 역시 기사화 전에 페이스북이라는 SNS공간을 통해 독자들의 긍정적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기사의 유통경로가 다양화되면서 소통되는 ‘상품’으로서 기사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미디어 재벌 머독은 애플사와 제휴해 ‘더 데일리(The Daily)’라는 아이패드 전용 신문을 선보인 바 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운영하고 있는 SNS 트위터상의 뉴스를 모아 마이니치RT라는 유가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 매체들의 변화와 혁신 노력은 놀랍기만 하다. 작년 종이신문 발간 중단을 선언해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미국 뉴욕타임즈는 온라인 유료화를 거듭 시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00여년 이상을 이어온 유력 종이 신문들의 폐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신문이 종이신문의 ‘블루오션’일 수 있다는 주장은 일찍부터 나오고 있다. 매체환경이 급속하게 변화는 과정에서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소외된 계층은 오히려 많아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지역신문 독자들이 50~60대 이상의 장년층, 외곽지역의 지역 애착이 강한 토착민들이라는 점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인터넷 TV시대를 향유하지 못하는 계층이 실제 다수 존재하고 이들에게 지역신문은 ‘소중한 가치’가 될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지역신문의 밀착형 콘텐츠이다. 종이신문의 미래를 140년 전에 예고한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 줄 베르느는 자신의 소설에서 신문의 죽음을 예고했다. “미래 20세기에는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신문이 외면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터넷의 발달이라는 하드웨어적 환경이 아니라 독자의 관심 이동을 원인으로 지적한 점이다. 

실제 국내의 언론의 발달은 과도한 정치, 경제적인 독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거대담론’중심으로 움직여왔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는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공간, 손을 뻗을 수 있는 지역 이상의 관심사를 불편해한다. 기존 세대 역시 삶의 이야기, 뿌리박고 살아온 지역의 소중한 가치를 지역신문이 담아주길 희망한다.

독자 인터뷰에서 한양대 이덕형 교수 역시 “고양신문 특유의 컨텐츠 개발을 해야 한다. 소외받는 곳, 가려진 부분을 소개하고 그런 곳을 유도 발전시켜 줄 수 있는 역할을 고양신문이 해나간다면 독자들의 지지를 받는 신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자들과 발행인이 변하지 않는 한 계속되지 않겠냐”는 조정 시인의 지적은 고양신문을 만들어가는 이들에게 무거운 숙제를 남기고 있다. 새로운 블루오션으로써의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변화하는 세태에 ‘유물’이 될 지는 고양신문이 어떻게 길을 열어가는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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