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상담소 생협 아동센터까지, 영역확대 고민도
고양파주여성민우회 김민문정 대표

“민우회 위상이 좀 달라졌구나 하는 걸 실감해요. 내부적으로는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요구가 있어요. 올해는 삶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2월부터 고양파주여성민우회 대표를 맡게 된 김민문정씨(44세)는 예전보다 민우회에 대한 기대가 안팎으로 커져 그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전 이슈중심의 활동을 많이 하면서 여성운동적 측면에서 자리매김을 해왔던 민우회가 지역에서 그 영역을 넓히고, 회원이 늘어나면서 할 일도 많아졌다. 성폭력 상담소가 고양과 파주에 각각 있고, 성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쉼터, 지역아동센터 꿈틀이, 생협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수가 3000여명을 훌쩍 넘었고, 활동가도 30명이나 된다. 이렇게 영역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민우회를 매력적인 조직으로 생각하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생협, 상담소, 지역아동센터 모두 회원들이 내부적으로 ‘해보자’고 결의하고, 스스로 준비하면서 하나씩 만들어왔어요. 꿈틀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필요한 자발적으로 모았죠. 그렇게 경험을 쌓으며 활동하는 민우회 회원들은 자부심도 크고, 적극적이죠.”

올해는 고양YWCA와 함께 고양여성단체협의회가 주관하는 여성주간 행사에도 참여했다.
“고양시가 전국에서 여성 지방의원들이 가장 많이 당선됐어요. YWCA 등 지역 여성단체들과 당선자 간담회를 가졌는데 고양시 다양한 여성단체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단체별로 1개씩의 행사를 맡기로 하고, YWCA와 민우회가 작은 여성영화제를 제안했죠.”

고양파주여성민우회의 위상이 달라진 이유 중에는 작년 지방선거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들이 연대를 통해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했고, 고양시는 전국에서도 가장 ‘성과’가 컸던 지역이다. 이에대해 김민 대표는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솔직히 민우회 자체 역량의 한계를 많이 느껴요. 바닥부터 다져지지 않은 운동은 힘이 없죠. 민우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쉽지 않다.”
물론 “생활과 정치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 김민 대표와 민우회의 입장이지만 총선과 대선이 있는 내년을 생각하면 판단이 더욱 어렵다고. 내부적 중장기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사들 회원 30여명을 인터뷰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할 예정이다.

‘연대’가 외부적인 활동에 대한 고민이라면 김민문정 대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민우회 자체 활동들이다.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성폭력 예방과 사회안전망 점검 사업은 첫 번째 주력 사업. 부모들이 내 아이를 안전하게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작년에 ‘고양시 안전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여성, 아이들이 시스템을 통해 보호받고 있는지 점검하고 확인해보겠다는 것.

최근 캠페인을 벌였던 ‘함께 짓는 맛있는 노동’은 일하는 여성들의 삶과 인권을 돌아보는 사업이다.
치열한 학창시절 이후 평범한 주부로 생활하다 2000년 민우회로 사회에 다시 ‘등장’한 김민 대표. 최근 별칭을 ‘시원’에서 ‘여유’로 바꾸고, 조금 더 여유있는 만남과 활동을 하고 있다. “민우회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변화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매력을 많은 회원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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