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수수방관 교사 학생들 어지러움 호소

덕양구에 있는 ‘ ㄴ’초등학교에서는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진동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고양시 교육청에서도 처음 학교측의 정밀진단 요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문제가 커지자 부랴부랴 사태수습에 나섰다.

이 학교 교사들은 올해 학기가 시작된 3월 초부터 건물의 진동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본관 4층 건물 중 6학년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4층의 동쪽 편 교실이 가장 먼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 일부 교실 담임교사는 수업을 진행하기에 어지러운 지경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교사들은 처음 건물 4층 일부에서 시작된 진동이 차츰 아래층과 건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몇몇 교사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이런 이야기들이 확산되고 불안해진 교사들도 교장과의 면담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학교측에서도 지난 4월 중순 교육청에 정밀진단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고양교육청은 2천만원이 넘는 정밀진단비용 예산을 확보하는 문제로 이달 초까지 답변을 미루어 왔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 사이트(http://www.moe.go.kr/)에 ‘ ㄴ’초등학교의 진동문제가 거론되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이들 이야기를 통해 문제가 확산되자 교육청에서도 관계자들을 직접 학교에 파견에 조사에 나섰다. 지난 5월 2일에는 학교시설 관계자가 학교를 방문했고 이어 3일에는 인광기 교육장과 함께 전문가가 나와 기초적인 건물 안전진단 조사에 나선 것.

이날 1차 점검 후 교육청 관계자는 “건물 자체가 워낙 견고해 안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라고 발표하면서도 “정밀진단을 위해 관련업체와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빠르면 15일 안에 정밀진단에 착수할 듯.

교육청 관계자는 진동이 학교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 기초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런면서도 이런 미세한 진동은 교사들이 불안해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 중에는 건물 자체의 구조적인 결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교육청의 아파트 기초공사가 문제라면 신관은 멀쩡한 상황에서 본관만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학부모 L모씨는 문제의 본관건물이 오래된데다 지난해 한쪽 측면의 옥외 계단을 모두 허물고 옥내 계단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 처음 진동이 시작된 곳과 지난해 공사를 한 곳이 가깝다는 논리다.

또 한가지 추측은 학교 바로 옆을 지나는 철도로 인한 진동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난 6일 본지와 함께 학교를 방문해 학교외벽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철도와는 무관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 학교 교사들도 기차가 학교 옆을 지나는 시간과는 무관하게 진동이 있어왔다고 전했다.

이 학교 교사 대부분이 건물 진동을 느끼는 속에서 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학부모 P씨는 “아이들의 안전문제인데 어느 학부모가 불안해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고 “지금 가장 급한 것은 하루빨리 정밀진단을 통해 진동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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