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망가진 공릉천레저명소화사업

여름철 장마가 우기로 표현되는 요즘 고양시에서도 24일부터 28일까지 430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폭우로 말미암아 공릉천 레저명소화 사업이 갖는 문제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고양시의회 김윤숙 의원이 현장을 둘러보고 자세한 상황을 전해주었다.

 

 

우선 이번 비로 치수적으로 홍수빈도가 80년인 공릉천의 제방 안쪽 대부분의 구간이 잠기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제2벽제교 하류 쪽의 인도교의 경우에도 공릉천을 횡단하는 교량으로 물의 흐름이 방해될 뿐 아니라 파손되고 유실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설치할 경우 가능한 제방 위에 설치하라는 ‘공릉천레저 명소화 사업 환경타당성 검토’를 따르지 않은 실시설계안의 문제점도 이번 폭우로 나타났다.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제방 아래 고수부지에 설치함에 따라 이번 폭우로 이것이 모두 물에 잠겨 버렸다. 빠른 물살 속에서 자전거 도로 포장재질은 아스팔트 계열의 재질이 콘크리트 계열의 재질보다 약한 특성을 보였다.

실시설계안에 따라 지어진 교각 아래 물이 지나가면서 와류가 형성되어 패이고 토사가 쌓이는 특성도 이번 폭우로 그대로 나타났다. 교각 아래 부분의 쉼터 및 자전거 거치대에 벽돌 포장 조성한 곳이 이번 비로 파손되었다.

 

폭우로 인해 빠른 물살에 잠겨 인도교 부근의 아스팔트 계열의 포장이 유실되었다.

 



공릉천 레저명소화 사업이 이뤄짐으로써 공릉천과 소한천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문제점도 나타났다. 이번 폭우처럼 갑자기 물이 불어날 경우 공릉천 본류의 물살이 빨라지면서 소하천에서 내려온 지류들이 본류로 합류하기 어려운 특성이 나타났다. 공릉천과 소하천이 연결부분에 자전거 도로 연결교량을 설치하고 특히 교각을 갖춘 짧은 연결교량으로 인해 토사 퇴적이 일어나 교량 높이까지 모래톱이 형성되는 문제점도 노출되었다.

제방 안 쪽 고수부지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할 경우 자전거 도로에 토사가 쌓여 이것을 치우기 위해서는 중장비와 인력, 예산이 필요하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번 폭우로 토사가 심하게 쌓여 고수부지와 포장된 도로의 경계가 없어졌다.

 

이번 비로 토사가 심하게 쌓여 어디가 고수부지이고 어디가 포장된 도로인지 구분 할 수가 없었다.

 



자연학습장 내부 산책로에도 토사가 퇴적됨에 따라 인부들이 일일이 삽으로 퍼내고 있었다. 공릉천 레저명소화 사업 준공 후에는 고양시가 예산과 인력을 들어 모두 관리해야 할 부분이었다.

이번 폭우는 100년만에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조만간 다시 올지도 모른다.  공릉천 레저명소화 사업으로 인해 공릉천의 제방 안쪽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돈을 물에 떠내려 보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돈은 물에 떠내려가면 그만이지만 시설물들은 계속해서 시민의 혈세로 유지관리 해주어야 한다.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중 한쪽만이라도 취소하고 제방 위에 나무 심고 제방 위에 설치하자고 주장해왔다. 그것도 안되면 그냥 포장하지 말고 산책로 정도로 남겨 놓자고 주장해왔다.

 

자연학습장 내부 산책로에 퇴적된 토사들이다. 인부들이 일일이 삽으로 퍼내고 있다. 준공 후 고양시가 예산과 인력을 들여 모두 관리해야 한다.


지금은 아스팔트 냄새를 맡으며 공릉천을 걷자니 공릉천의 아름답던 자연경관은 찾을 수가 없었다. 삭발된 머리같다고 할까? 휭하니 뚫린 자전거 도로 위에서 이쪽 저쪽 양안의 사람을 피해 날아오르는 백로들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일까?

이곳의 유지 관리는 이런 실시설계안을 주장한 공무원들에게 맡겨야 한다. 2009년 9월 착공해 현재 준공을 앞둔 공릉천 레저명소화 사업은  시비가 79억, 특별교부세 10억이 추가돼89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사업이다.

 

/고양시의회 김윤숙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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