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132회)

스승의 날을 앞두게 되니 올해 초 이십년 여 만에 뵌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70년대의 제자들이 가장 보고 싶고, 80년대의 제자 가운데도 더러 보고 싶은 녀석들이 있는데, 90년대의 제자들은 보고 싶은 애가 없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요즘 우리 교육풍토에 대한 감회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물질우위의 가치관과 이기주의에 중점을 둔 현 사회는 지식과 기능위주의 교육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런 교육을 하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첨도 불사하고, 돈 만원을 얻기 위해서 살인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나오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참 교육자일수록 요구에 순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도 교육자지만 요즘 선생님들은 다리 밑으로 세 번씩이나 신발을 떨어뜨려 세 번 다 공손한 모습으로 신발을 주어다 신겨드린 장량(張良)을 보고 “가르칠만한 아이로다(孺子可敎)『史記』.”고 말하며 천서(天書)를 가르쳤다는 황석공(黃石公)의 복까지야 바라지 않는다. 오직 한 사람이라도 된 사람을 만들겠다는 부모와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학생을 만나는 게 바람인 것이다.(2002. 5. 7.)
<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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