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 마을만들기, 축제 복지 커뮤니티 비즈니스까지

▲ 마포구 신수동의 장터. <사진제공 : 마포구청>
자발적인 마을 운동이라 할 수 있는 성미산 마을, 2008년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염리창조 마을만들기, ‘나이없는 날 프로젝트’로 알려진 서교동 잔다리한마음 축제, 신수동 행복마을 만들기. 2007년 다른 지자체보다 많이 늦게 출발한 마포구청은 마을만들기의 실질적인 사례들이 먼저 알려져 있다. 어느정도의 관주도로 출발했지만 성미산 등 역량을 갖고 있는 시민들과 만나면서 단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돌아보면 거버넌스라는 큰 개념보다는 마을만들기에 집중하다보니 시민역량강화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자평이 나오기도 했다.
 
마포구청의 마을만들기는 늦은 출발이었기에 다양한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었다. 안산, 인천중구 등 인근의 마을만들기, 주민자치센터 운영을 곁눈질했다. 20개동과 구담당자 4명이 모여 자치동아리를 만들어 한달에 1번 토론하고 공부를 했다. 사례를 둘러보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업무까지 자치동아리에서 함께 했다. 자치동아리는 2009년까지 움직였다.

▲ 마포구 신수동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례로 꼽히는 신수동 유기농 콩 공장과 가게.
20개동 구 담당자 자치동아리 꾸려
교육사업, 공모사업, 평가를 통해 마을별 특성화. 마포구의 진행 방향은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은 초기 열린사회시민연합, 희망제작소 등 외부 전문 그룹에 맡겼다. 마을만들기 특강, 워크샵 등을 주민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자체 교재를 발간하고, 자치대학을 열어 시민역량 강화를 꾸준히 지원했다. 그러나 마포구청은 교육의 대상을 기존 주민자치위원, 직능단체에서 크게 확대하지 않았다. 실제 사례와 변화모색에는 성공했으나 내부적인 변화와 역량강화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교육 사업과 함께 마포구는 주민자치위원회 중심으로 지역발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지역에서 제안하면 관련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지원위원회에서 심사기준에 의해 사업을 선정, 보조금을 지원한다.

염리창조마을 만들기는 재개발로 사라지는 마을의 추억을 수집하고,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아이디어였다. 연간 1181명이 참여했고, 2008년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에서 시민들이 직접 출연한 연극 황부자 공연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옛 생활용품, 지역 자료, 기록사진, 마을이야기도 전시했다.

▲ 염리동 나이없는 날 프로젝트 <사진제공 : 마포구청>
홍대 앞 잔다리 축제 전국적 관심
당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서교동 잔다리 한마음 축제. ‘잔다리’는 한강으로 가기위해 건너야했던 작은 다리가 있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작은 다리가 잔다리가 됐고 한자로 ‘세교(細橋). 서교동 연미동이 함께 만들어낸 축제는 전문 문화예술가의 주도적인 제안과 진두지휘로 진행됐다. 당시 자치행정과에서 담당업무를 맡았던 마포구청 최국모 주무관은 “당시 대부분 노인복지, 장터같은 개념만을 생각했는데 확실히 튀었다”며 “실제 거점전략을 쓴 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과정에서 그렇게 진행이 됐다. 획기적인 사례가 나오니까 다른 마을들도 자극을 받아 업그레이된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참여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의도적이지 않았지만 서교동 잔다리 한마음 축제가 ‘튀는 바람’에 전체적은 공모사업, 마을만들기의 수준을 높일 수 있었던 셈이다. 한마음축제에서 ‘나이없는 날’ 프로그램은 연령대가 높은 지역의 특성이 고려된 사업이다. 40~60대까지 시민들이 홍대 앞 인디밴드 공연에 참가하고 댄스파티를 연 것이다. 서로 같은 공간을 거닐지만 실질적인 만남이 없었던 홍대 앞 예술인들과 지역민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됐다.
성산2동의 행복기금 조성 사업은 실천이 쉬우면서도 효과가 큰 실질적인 마을만들기 사례로 꼽을 수 있다. 1인당 1000원의 계좌를 만들어 이웃을 돕고, 필요한 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8000만원의 기금이 모여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학습지, 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 초보적인 단계의 사업이지만 쉽게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마포구청 최국모 주무관.
주민이 디자인하는 성미산 마을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마포구 성미산 마을은 망원동, 서교동에 걸쳐 있다. 2001년 성미산지키기 운동을 계기로 ‘성미산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공동육아 어린이집, 대안 성미산학교가 생기면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아예 이사를 오게 됐다.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 4곳, 방과후 어린이집 2곳, 생활협동조합, 마을학교 우리마을꿈터, 성미산학교(대안학교), 성미산차병원협동조합(자동차정비소), 동네부엌(반찬가게), 마포 FM(소출력공동체라디오), 되살림가게(재사용 순환), 한땀두레(바느질 작업장), 작은나무(마을 카페), (사)사람과마을(마을만들기 단체), 마포청년회, 장애인자립자활센터, 마포장애인학부모회 등이 마을만들기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2001년부터 마포지역협동조합협의회가 성미산 마을축제를 열었다. 세시절기를 지키는 공동육아와 대안교육과 자연스레 연결되어 정월대보름날 성미산 장승에서 시작하는 당산제와 지신밟기, 단오날 어린이집, 전래놀이마당 등을 매년 열고 있다.  

2008년 마포구청의 마을만들기 사업과 만나면서 ‘주민이 디자인하는 마을’을 계획하고, 실현해나가고 있다. 도시재생형 도시계획, 주민 중심의 생태적인 도시만들기, 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마을계획을 수립하는 마을활동가를 길러낸다. 성미산 자락을 끼고 마을 전체가 새로운 공동체라 할 수 있는 이곳은 기존의 마을 만들기와는 많이 다르다.

성미산 마을은 초기 성미산 개발 때문에 서울시, 마포구와 갈등 관계에 있었다. 작은 음악회나 성미산 축제도 개발 반대 싸움의 일환이었기에 민 중심으로만 추진됐고. 성미산 마을에 소속되지 않은 지역주민들은 축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성미산이 소속된 성산동 주민자치센터의 마을만들기를 기존 성미산 사람들과 연결시키고, 2개로 진행되던 지역축제를 통합시킨 것은 마포구청이 또다른 거버넌스의 성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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