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동 거창농원 이해경 원장

▲ 이해경 원장은 “농장에서 가장 많은 늘푸른 소나무를 닮고 싶고, 더 튼실한 나무를 계속 키우겠다”고 뜻을 밝혔다.

“나무가 품어내는 초록의 향기가 좋아 시작했습니다”

고양, 장흥, 송추를 비롯해 거창, 대구지역에서 어린 묘목과 조경수, 지피식물 등을 재배하며 테마가 있는 정원공사를 하고 있는 이해경(56세) 원장.

1981년, 지축역 부근에서 고향 거창의 이름을 내걸고 철쭉(진달래보다 짙은 빛깔의 꽃)과 소나무 주목 등을 키우며 여러 종류의 나무를 삽목했다. 농자금이 부족해 새벽 단잠을 아껴가며 골프장 부근과 도로변의 씨앗을 채취했고 특히 그 무렵에 단풍나무의 씨앗을 처음 발아시켜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고양 지역 대부분 나무들과 가평, 양평, 두물머리(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 지역의 전정작업에 참여했으며, 이곳에서 나온 나무들로 삽목을 했다. “어떤 때는 나무들과 잠을 함께 자기도 했다”고 하는 이 원장. 어린 묘목을 삽목하면 계속 옆에 붙어 있어야 했고, 묘목을 덮은 카시미론을 함께 덮고 자는 날들이 많았다. 이토록 오롯이 나무들과 함께 생활하며 이 원장이 정성껏 키워낸 자식같은 나무들은 ‘일영’에 지피 및 야생화 정원 모델로 조성돼 자라고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장흥과 송추의 도로변이 인접한 곳곳에는 ‘거창 제5농원’까지 안내판이 붙어 있다.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를 비롯한 상록수, 침엽수 등과 신비로운 조경석이 한가득 자리 잡고 있다. 고향 거창과 대구에서도 튼실한 묘목을 재배하고 화정동 명지병원 건너편 3천 평의 농원에는 지축에서 옮긴 묘목, 유실수, 조경수 등으로 볼거리, 체험거리 및 전시판매장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특히나 이곳엔 하얀 백일홍(살며시 눈이 쌓인 모습처럼 보임)이 눈부신 자태를 가득 뽐내고 있다. 신비로운 자태를 내는 하얀 백일홍은 충남 아산의 유서깊은 성지인 공세리 성당에 가면 115년 역사보다 더 오래된 세월을 견뎌낸 보호수로 자라고 있을 정도로 귀한 존재이다.

일반적인 백일홍(배롱나무)은 붉은색을 띤다. 붉은빛 꽃이 백일(7월~9월) 동안 피어나는 꽃이고, 여성 질환에 약용으로 사용되고, 남부지방의 가로수로 자라며, 중부지방에서는 보기가 어렵다. “하얀 백일홍이 잘 자라주어서 뿌듯하다”고 하는 이 원장. 그가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나무들은 서울시 1000만 그루(22개 구청) 나무 심기에 나갔고, 전국 20여 개 지역 산림조합으로도 공급되고 있다.

유명한 아침 고요 수목원은 조성 때부터 지피식물과 나무들이 납품됐는데 겨울에 빨간 열매로 관람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내는 낙상홍도 이곳에서 나갔다. 고향 거창의 꽃길 조성엔 12㎞에 심어지는 800 그루의 나무들과 체육공원에 조경석 28톤으로 마음을 보탰다.

농협대학에서 조경가든과 귀농귀촌 및 관내 고등학교(진로지도)에서 현장감 넘치는 강의를 하고 있고, 고양종고와 성사고 운영지역위원으로 올봄까지 활동했다. 주엽공고와 성사고에는 공룡알 모형돌(4톤)을 1개씩 기증한 적도 있는 이 원장. “6000만 년 전에 생성된 바윗돌이 흡사 공룡이 알에서 껍질을 깨고 나오는 형상이며, 학생들의 성공을 담았다”고 했다.

남동생 2명을 대학원과 결혼까지 시키느라 하우스 움막집 생활도 기꺼이 한 고생한 아내(함순영씨)가 무척이나 고맙고, 대학 4학년인 외동아들이 가업을 이으려는 생각이며, 종종 일도 거들어주어서 든든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농장에서 가장 많은 늘푸른 소나무를 닮고 싶고, 더 튼실한 나무를 계속 키우겠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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