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고양’ 영화제에서 만난 이준익 감독

6일부터 열리고 있는 ‘메이드 인 고양’영화제 이틀째인 7일 영상미디어 센터 1층 상영관에서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상영과 이 영화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박흥용 화백의 원작이 바탕이 된 영화는 원작에 미치지 못했다는 세간의 평가속에 막을 내렸지만 화면속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곳곳의 비경은 영상미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전국팔도를 돌며 고창 읍성의 맹죽림, 안동 옥연정사, 창녕 우포늪을 비롯 용인 민속촌, 경북 문경, 충북 제천, 전북 부안등에 이어 고양 개명산 수녀골까지. 기존 사극 작품에서 늘상 보아왔던 장소를 배제하고 찍겠다는 이감독의 주문은 영화 분위기를 챙기는데 한몫했다고 보여진다.

이날은 특별히 경기영상과학고 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있어 감독과의 대화는 주로 영화제작에 맞추어 진행되었다.

이준익 감독은 “제목에서 달이 뜻하는 것이 무엇이냐”란 질문에 “달은 개개인의 욕망을 표상한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욕망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영화속  배경처럼 혼란한 시대에는 개인의 욕망도 왜곡이 생길수 있다”며 “지금 주변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인가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영화감독이 된 이유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노는 것 빼곤 관심이 없었다. 대학교는 그림을 대충 그려 합격했다. 그나마 중간에 자퇴를 해버렸다. 학교 졸업후 먹고사는 문제에 봉착해 돈없고 빽없고 졸업장 없고 할수 있는 일이 모두 허접한 것이었다. 그래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고 돈을 더 준다는 곳으로 옮기다 보니 만난 곳이 영화판이었다. 그곳에서 일하던 중 30대 초반 영화한번 만들어 보라는 주변에 권유로 만든영화가 어린이 영화 ’키드캅’이다. 심하게 후진 영화고 흥행도 물론 참패했다. 이후 은퇴해 제작에만 몰두해 왔다. 영화제작또한 쉬운일은 아니었다. 흥행이 저조했던 몇편의 영화 때문에 20억이란 빚이 생겼다. 빚을 갚기위해 ’황산벌’이란 시나리오를 쓰고 할 수 없이 직접 감독을 하게 됐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빚을 모두 갚을수 있어 다행이었다. 중간에 외국영화 몇편 수입하다 다시 빚을 40억 지게 되었으며 이번엔 ’왕의 남자’의 흥행으로 빚을 청산했다.”

이 감독이 설명한 자신이 영화를 찍는 이유는 “주변에 밀려서, 빚 때문에, 가끔씩은 하고 싶어서”라고.

“은퇴를 하겠다고 했는데 근황이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조만간 말을 바꿀거다. 모든 인간은 성격적 결함이 있는거 같다. 나는 성격적 결함이 무지 많다. 조변석개하는 내 성격은 무지 후지다”며 “인간수명이 길어져 아무래도 30년은 더 살거 같은데 생각해봐도 할게 없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영화를 찍기 싫지만 찍어야 될 것 같다”고.

요즘의 여수 엑스포에서 의뢰받은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다고 말하며 이감독이 제일 좋아 한다는 신중현씨의 ‘아름다운 강산’이란 노래를 가지고 전국팔도의 300여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작업중이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이 대표로 있는 (주)씨네월드는 2009년 7월 고양시 방송영상산업 육성정책의 일환인 입주지원사업을 통하여 고양시와 인연을 맺게 됐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 사업은 고양시에서 운영하고있는 브로멕스타워 Ⅰ,Ⅱ, Ⅲ 등의 입주지원시설에 방송영상콘텐츠 관련 기업들을 선정하여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이를 통하여 유명 감독 및 영화사들이 대거 고양시에 자리를 잡고 있다.

(주)CJ 파워캐스트의 김백철 본부장은 “이런 입주지원 정책을 통하여 운영비용의 약 60%가 절감됐다고 한다. 이러한 지원정책을 통하여 현재 고양시에는 이준익 감독 뿐만 아니라,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 영화계의 유명인사들과 유망한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여 고양시 방송영산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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