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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 연정희 할머니 봉사투혼체전 숨은 주역, 500여명 자원봉사자들
  • 남동진 기자
  • 승인 2011.10.18 22:31
  • 호수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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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에 막을 내린 이번 전국체전에 숨은 주역들은 단연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체전기간 내내 고양시 곳곳을 누비며 손님맞이와 환경미화에 힘썼다. 고양시에서 이번 행사를 무사히 치러낼 수 있었던 데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가 절대적인 역할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분들의 수고를 알리기 위해 본지에서 두 분의 자원봉사자를 찾아가 취재하였다.

내년이면 팔순을 맞이하신다는 연정희 할머니(79세)는 이번 전국체전이 끝난 후 우수봉사자에 선정된 인물이다. 연할머니가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사연은 특별하다. 남편을 42살에 떠나보내고 홀몸으로 자식들을 뒷바라지 하던 할머니는 20년 전쯤에 혈압 때문에 쓰러져 반신마비가 될 뻔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퇴원하고도 3년간을 제대로 걸어 다니지를 못했지만 성당에 다니면서 계속 기도도 하고 인내력으로 버티고 했어요. 그렇게 병을 치료하다 보니 기적적으로 건강이 회복되더라고요. 그렇게 한번 죽다 살아나고 보니 주변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남들에게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던 중 10년 전부터 일산노인복지관에 있는 호수문화대학교를 다니면서 복지관 김정숙 회장을 만나고 자원봉사활동에 눈을 뜨기 시작하셨다. 처음에는 복지관에서 이것저것 시키면 “왜 나만 시키냐”고 불평 아닌 불평을 하기도 했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스스로 해 보자고 마음을 고쳐먹은 뒤에는 이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했던 봉사활동이 어느덧 11년째를 접어들고 있다.

연 할머니가 이번 전국체전에서 맡았던 일은 유아들이 길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대비해 팔목에 보호자이름과 아이이름을 적은 팔찌를 채워주는 작업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쉬워보일지 몰라도 전국체전에 몰려드는 어마어마한 인파를 감안해 보다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연할머니처럼 여든이 다되어가는 노인 분들이 하기에는 쉽지만은 않을 터.

게다가 연 할머니는 작년에 눈 오는 날 봉사활동을 위해 복지관으로 오던 중 크게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타박상이 심해서 전국체전 봉사활동기간 동안에도 아침마다 진통제를 먹고 다닐 정도였다. 연 할머니는 그래도 집에 있는 것 보다는 밖에 나와서 봉사활동 하는 것이 훨씬 즐겁다며 주변의 만류를 뿌리쳤다. 

“팔찌를 채우다보면 초등학교 다닐 것 같은 큰 아이들도 재미있어 보였는지 와서 달아달라고 해요. 저는 애들이 다 예뻐서 오면 다 채워주고. 그러고 나면 아이들이 고맙습니다하고 가는데 그럴 때마다 막 즐겁고 뿌듯하고 그랬어요.”

전국체전기간 동안 했던 자원봉사활동이 마냥 즐겁고 행복했다고 한다는 연할머니. 장관상도 받아봤는데 내친김에 대통령상 받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연 할머니의 표정은 매우 밝아보였다.

일산서구에 있는 명예환경통신원(회장 나윤경)도 이번 전국체전의 숨은 주인공이다. 명예환경통신원은 환경을 지키는 데 봉사하는 단체로서 20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주로 일산 서구 쪽 큰 건물들의 비산먼지 현황을 파악·감시하는 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는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청소 및 주변정리를 담당했다고 한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환경미화 쪽의 배정을 꺼려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명예환경통신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94년에 활동을 시작한 이후 20년 가까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나윤경씨(59세). 나씨는 전국체전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재외동포들과의 만남을 꼽는다. 특히 호주에서 온 재외동포 한분은 20년전 고양시에서 이민 간 이후 처음 만난 고향이 이토록 발전했다는 사실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고양시민의 자부심을 느꼈다는 나씨는 이제는 주변사람들에게 자원봉사활동을 권유할 정도이다. 

“저도 서울에서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지역에 대한 애착심도 적었고 지역일에 나서기를 꺼려했었죠. 하지만 이번 전국체전을 치러내면서 고양지역에 대한 애착심도 많이 생기고 또 이런 큰 행사를 치러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이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다른 국제행사들이 있을 텐데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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