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동 '커피퀸'카페 양대열 대표

▲ 양대열 대표는 "좋은 글귀들을 메모해 속상해하는 고객들에게 들려주며 위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때, 따끈하고 향기로운 원두커피 한잔은 마음마저 훈훈하게 데워준다. 그 커피향처럼 동네 사람들에게 향기로운 마음을 전파하는 양대열 대표(52세).

양 대표는 고양동 시장 사거리 부근에서 화장품과 옷을 판매하다가 올해 5월에 ‘원두커피’ 전문점인 카페를 새롭게 단장하여 문을 열었다. 미술대(시각 디자이너) 출신인 남동생(양대천 씨) 부부의 도움을 받아 멋스러운 자작나무로 안과 밖을 인테리어했다.

커피잔도 상호에 어울리도록 왕관을 상형문자로 나타내어 독창적으로 디자인을 개발했고, 테이블도 빈티지 스타일로 했으며, 소홀하기 쉬운 화장실까지도 세심하게 정성을 들였다.

문을 열자마자 이미 단골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긴 줄을 섰다. 이곳의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함도 있지만, 그보다는 주인장인 양 대표의 푸근한 인정이 자꾸만 오게 만드는 비법이다.

“옛날부터 판매하는 것보다는 상담원으로 영역을 굳히라는 권유를 셀 수 없이 들었다”는 양 대표. 특히나 이곳을 찾는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속 시원히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여 평이라는 넓지 않은 공간은 독서실 비용을 아끼려는 대학수험생의 공부방 공간으로도 한켠을 선뜻 내어줬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모 수험생은 매일 와서 도시락을 먹으며 마음 편하게 공부를 하고 있다. 양 대표는 “성실하게 공부하는 모습이 무척 예쁘고 대견한데 꼭 합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좀 더 고객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가을맞이 이벤트를 했는데 그 이벤트는 한잔 2,500원 하는 아메리카노를 1,000원으로 테이블에 선보였다. 너무나도 커피 한잔에 행복해하는 손님들을 위해 앞으로도 매월 첫째주 월요일(아침 9시 ~ 저녁 10시 30분)에 이벤트는 계속된다고 했다.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학생과 군인들에게는 더 마음을 보태어 넉넉하게 커피를 내고 있고, 고객들의 생일도 기억하여 문자를 보내고, 정성 가득한 커피로 축하를 해주고 있다.

양 대표의 바다와 같은 너른 마음은 어릴적부터 습관이 됐다. 부모님께서 쌀과 연탄가게를 하여 자녀를 키우는 것을 보고 근검절약을 배웠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일찍부터 깨우쳤다. 친정어머니가 지병으로 투병할 때도 아버지를 도와서 가게 일을 보곤 했다.

어머니가 작고하신 후 쌀가게를 접고 화장품을 하다가 옷가게를 했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새벽마다 서울 동대문 시장가서 탁월한 감각으로 세련된 옷만 가져와서 손님들로부터 칭찬도 많이 받았다. 처음 단골이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져서 친목계를 하는 돈독한 사이가 됐다. “잘사는 사람보다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더 행복했다”고 하는 양 대표.

외상주고 떼인 것도 많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오히려 상대방을 이해하곤 했다. 몸이 여윈 동네 할아버지가 지나가면 벨트를 챙겨주고, 할머니도 가족처럼 인정을 베풀었다. 소외된 이웃들에겐 하나라도 더 챙겨주었지만 정작 본인에겐 냉정하고, 잘사는 사람에겐 깍쟁이로 지냈다.

양 대표는 인터넷에서 ‘여유당’이라는 카페운영자로 활동하고 있고, 삶의 향기를 여유 있게 펼치며 회원들과 공동으로 지난해 창간호 문집을 냈다. 직업군인(준위) 남편과 아들 2명, 딸 1명의 든든한 응원으로 솜씨 있게 ‘라떼아트’를 잘 그리는 양 대표는 “좋은 글귀들을 메모하여 속상해하는 고객들에게 들려주며 위로하고 격려해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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