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줄고 재료비 올라, 음식업주들 “못살겠다”
올해만 풍동 애니골업소 10여곳 문닫아

“올해는 작년에 비해 매출이 반이하로 줄었다. 예년 같으면 단풍놀이 시즌인 10~11월 놀러가는 사람들로 단체주문이 몰려 하루 800줄 이상 나가던 김밥이 올해는 500줄도 안나간다. 놀러가는 사람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오전 11시 반에서 오후 1시까지인 직장인들의 점심시간도 가게에 손님이 없다. 작년에는 직장인 손님들로만 한번 차고, 빠지고 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두 번째 점심 장사를 했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도시락을 싸오거나 김밥한줄 사서 편의점 사발면으로 점심끼니를 때운다.”
대화역 주변에서 5년째 김밥집을 하고 있다는 주인 김모씨는 어려워진 경기를 이야기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24시간 영업하는 가게에서 하루 평균 짧으면 12시간, 길게는 15시간 일을 한다는 김씨는 “매출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가게가 나갔으면 좋겠다”며 “그래도 이곳은 킨텍스가 있어 비교적 나은 편이다. 킨텍스에서 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있어 그나마 도움이 된다. 다른 곳은 여기보다 더 심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밥매출 하루 300줄 이상 줄어
김씨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 주엽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운영이 안돼 월세를 못내 이 근처 갈비집에서 갈비를 굽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알아볼까봐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와 관련해 김씨는 “우리가게의 경우 음식 단가가 싸기 때문에 가게가 꽉 차도 15만원이다. 이 정도 규모에서 6개월에 세금과 카드 수수료 등으로 500만원이 지출된다. 단가가 3만원 이상인 곳은 95% 이상이 카드 결제라고 하니 이분들은 더 죽을 맛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발산역 근처에서 120석 규모의 갈비집을 5년째 돼지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우리집은 다행히 고정 손님이 많아 작년과 비교해 매출엔 큰 차이가 없다. 은행대출이 없어 그나마 나은 형편이다. 같은 업종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무척 힘들다고 한다. 심지어는 자살한 사람의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매출은 그대로 재료비만 30%인상
“우리집은 매출면에서는 작년과 비슷하나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으로 영업 이익은 거의 없다. 작년에 150만원씩 주던 직원들 월급을 올해는 160만원으로 올려주었다. 재료비는 작년에 비해 대략 30%이상 올랐다. 숯불갈비집이니 반드시 필요한 숯은 10kg 한 박스에 6000원하던 것이 점점 올라 이제는 3만원한다. 갈비 양념으로 쓰는 과일값도 많이 올랐다.”
이씨는 재료상승분을 음식가격에 반영시키면 손님이 줄어들까봐 가격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사정을 견디다 못한 음식점 주인들이 높은 카드 수수료 문제를 터트린거다. 음식점 이외 업종에서도 점차 불만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IMF사태로 시작된 자영업자 문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비중은 2008년 현재 31.3%로 OECD 평균인 15.8%의 두배 수준에 달한다.
전체 경제활동 인구(약 2406만3000명)대비 약 20.2%(약 487만4000명)에 달하는 수치이다.
1997~1998년 외환위기 시기에 일자리를 잃은 임금 근로자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불가피한 자영업 창업을 한 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영업자는 그 수가 줄어든 반면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 창업에 비중이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대기업 위주의 수출정책과 내수 부진은 특히 영세 자영업자(업체 종사자 규모 1~4인)에게는 크나큰 시련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 100만원 이하 수입 절반 이상
‘2010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소매업, 숙박 음식업종 등의 경우 월평균 매출 400만원 이하가 각각 47.4%와 46.2%로 조사됐다. 100만원 이하의 순이익을 얻는 업체 비율은 각각 57.2%와 54.7%로 절반가량이 사업유지나 생계에 곤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매년 약 100만명 정도가 창업을 하고 매년 약 80만명 정도가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2008년 한해에만 71만 5000명이 폐업을 했는데 창업한지 2년 미만이 45.9%로 대략 절반가량이 창업 2년 이내에 폐업을 한다는 결론이다.

2009년 고양시 사업기초 통계에 따르면 고양시에는 4만7523개의 사업체가 있으며 이 중 도매. 및 소매업이 전체의 24.01%를 차지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16.84%를 차지하고 있다. 고양시 사업체 종사자 역시 도매, 소매업 다음으로 숙박, 음식점업 종사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애니골 올해에만 10여곳 폐업
한국 음식업 중앙회 일산지부 이광길 운영위원은 “요즘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평균 약 2.7%에 달하는 카드사의 카드 수수료율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1.5% 이하로 내려야 한다. 올해 들어 음식업체 20곳 중 1곳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은 “10곳 중 3곳 정도는 놀 수 없어 그냥 끌고 가거나 좀더 나은 가격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 위해 영업을 한다. 애니골만 하더라도 올해 들어 10여 곳이 폐업을 했다. 폐업한 이들은 적게는 2~3억부터 많게는 5~6억까지 재산을 날린 것으로 안다. 이번 시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벌인 축제기간 중 애니골은 매출이 평소보다 20~30%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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