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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서예 새기며, 국내 으뜸 비림숲 조성한국서예비림박물관 우민정(석천) 관장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1.10.26 14:47
  • 호수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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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민정 관장은 "온갖 어려움과 위험성이 따랐지만 책임감과 의지로 '바람'을 조성해 후대에 남기겠다"고 뜻을 밝혔다.

“국가가 해야할 일을 개인이 혼신을 다하여 조성하고 있습니다.”능곡동의 오래된 연립주택에 살면서 국내 최초로 대작으로 된 충남 예산의 비림(서예 작품 그대로를 돌에 새겨서 한자리에 여러 작품을 모아 숲을 이룬 곳)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우민정(석천) 관장.

우 관장은 선조(조부, 부친 훈장 역임) 때부터 서당을 운영하여 천자문 읽는 소리가 항상 집안 가득히 울려 퍼지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자랐다. 한학을 하며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이미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서예에 대한 열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서울 종로에서 ‘석천 서도 연구회’를 30년 넘도록 운영하게 됐다.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조선일보미술관 등에서 25회 동안 석천 서예전을 열며 묵향이 품어내는 향기를 널리 알렸다. 현대서화협회를 1985년에 발족했고, 사)한국서화협회를 1987년에 창립하여 지금은 이사로 재직 중이다. 한국서예비림협회를 1995년 창립했으며, 현재는 한국서예비림박물관 관장으로 있다. 고려대 교육대학원 서예 문화 최고위 과정에 출강하고 있고, 이곳에서 현장실습도 이루어진다.

한국 전통미술대전 최우수 대상(1983년) 등을 수상하였고, 서울시 여성휘호대회(2004~2005 운현궁) 심사위원장, 강릉 영월 율곡문화제 심사위원장, 대한민국 창작미술대전 운영위원장 등을 지냈다. 1980년~1990년 대만 서예전시(현대서화협회 회장 역임), 1992년 중국 수교 이후 중국 서법과 협회 단체 초청 최초로 북경역사박물관에서 서예를 전시했다.

전시 중에 중국의 ‘비림’을 보고 가슴 찡한 울림을 느껴서 한국에 세울 것을 결심하게 됐고, 이 무렵부터 매년 중국 각 지역을 순회하며 서예를 전시하고 있다. 1995년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SBS 후원으로 세계평화 서화초대전(예술의 전당)이 열렸다. 작가 중에서 50여 명이 입비(비석에 서예 작품 새김)했고, 이때 설렘이 가득했던 ‘비림’ 탄생의 계기가 됐다.

그 동안 ‘비림박물관’ 조성을 위해 고양, 파주, 구리, 영덕, 영주, 평창 등에서 유치의사를 밝혀 추진하던 중 공무원과 관계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무산되었으며, 마침내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택이 있는 현재의 장소에 3천여 평을 마련하여 자리 잡았다.

그동안 모은 전재산(아파트 2채)을 쏟아 부었으며, 현재는 능곡동에서 500여 점이 입비된 예산을 오가며 3천여 점 조성에 온갖 정성을 쏟고 있다.

우 관장은 “1996년(신원동)과 1998년(고양동)엔 고양땅에 한국통일 비림으로 입비식을 하였던 적이 있으며, 남의 땅을 빌려서 했기에 운영에 어려움이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고양땅을 떠나게 됐다”고 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취재기자가 예산 현지에 가서 보니 참으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고양땅에 당연히 자리 잡고 있어야 할 ‘비림’이 다른 곳에 있어서 허망함이 컸다. 한류의 열풍으로 전세계의 관심이 고양으로 쏟아지고 있는 이때에 ‘비림’이 킨텍스 부근에 있었다면 고양은 또 다른 모습으로 세계인들의 조명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마음을 애틋하게 했다.

한번 돌에 새기면 천년을 간다는 ‘비림’엔 다양한 조각술(전서, 예서, 행서, 초서 등)로 한획 한획 정을 쳐서 붓글씨 느낌 그대로 손으로 수작업하여 새긴다. 세종대왕, 김정희, 윤봉길, 류관순 등의 역사인물과 국내의 서예가를 비롯하여, 통일을 염원하는 분단작가들의 한 맺힌 글과 그림이 예술적인 향기를 내며 겨레의 숨결을 심오하게 품어내고 있다.

우 관장은 “온갖 어려움과 위험성이 따랐지만 책임감과 의지로 ‘비림’을 조성하여 후대에 남기겠다”고 뜻을 밝혔다.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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