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장 인사철학은 ‘내 맘대로’

지난 11일자 고양시 인사를 두고 고양시 공직협연합회가 또다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직협에서는 지난해부터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위해 요구해 온 내용들이 이번 인사에도 하나도 관철되지 않았다고 한다. 심하게는 전국의 지자체 중에서도 고양시만 유독 인사정책에 있어서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지난 주 시청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퇴근후 고양시 인사문제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 고양시 인사정책의 문제점은?
가장 큰 문제점은 단체장의 인사철학이 없다는 점이다. 매번 인사때마다 달라지는 기준에 직원들은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고양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젊은 공무원들이 많다. 젊은 직원들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자기개발을 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인사정책이라면 업무를 연구하고 공부를 하기보다는 인맥을 쌓기 위해 밤마다 술자리를 찾아다녀야 할 판이다. 그래서 일부 젊은 직원들은 올바로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지 못할 바에는 공무원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

- 직원들간에는 고양시 인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직원들은 인사발표 때마다 “○○는 누구 때문에 승진했다” “○○선으로 진급했다”라며 공공연히 이야기를 한다. 작은 공무원조직 내에서도 학연이나 지연 모임이 존재한다. 이 줄만 잘 타면 남들보다 승진이 빠르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투명하지 못한 인사정책은 직원들 간에 서로 불신풍조를 조장한다고밖에 볼 수 없는 이유다.

- 인사개선을 위해 싸우고 있는 공직협 연합회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시청에는 구청보다 승진 우선대상자가 많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공직협의 인사문제 개선을 위한 싸움에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승진대상이기 때문에 과장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적극적인 지지보다는 수고한다는 말과 눈빛만 전달할 뿐이다.

- 개인적으로 어떤 부분이 가장 개선되야 한다고 보는가?
임용권자인 시장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다. 지금처럼 명백히 행자부 지침에 나와있는 우선순위자도 배제한 채 재량권을 남발한다면 인사순위를 정할 필요도 없다. 인사담당자에 의해 순위가 조작됐다거나 근무평점이 잘못됐다는 의혹들은 사소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맥, 학연, 지연을 동원한 인사청탁에도 꿋꿋이 자신의 철학을 지켜 능력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발탁하려는 단체장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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