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굴 마임순 유족회장

보훈단체에서 부역혐의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우리 친정아버지는 국가유공자이며 금정굴 사건의 피해자인 시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이다. 이렇게 빨갱이로 몰리게 내버려 둘 수 없다. 실제로 그들이 이야기하는 ‘부역’에 가담했던 이들은 당시 대부분 월북했으며 남아있던 이들은 평범한 양민들이었다. 그저 당시에 살아남기 위해 했던 활동들이 부역이 된 것이다. 게다가 당시 금정굴 학살은 부역여부를 떠나 개인적인 감정으로 서로가 서로를 모함해 죽이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좌익이었다가 태극단으로 넘어온 뒤 더 잔인하게 상대진영을 학살하는 기회주의자들도 많았다.

평화공원을 현재 시점에서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고양시는 통일로 가는 길목이다. 금정굴 사건 같은 기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되지 않고서는 평화도시라는 지향점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곳 금정굴 문제는 고양시 내부에서 쉬쉬하는 동안 오히려 외부 사람들에게 더 유명해졌다. 평화공원은 평화도시를 지향하는 고양시의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평화공원을 꼭 조성해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청아공원에 임시 안치된 유골도 2년 뒤에 옮겨야 한다. 

시의회에서 평화공원 시설설계비가 전액 삭감된 사유 중에 현충공원과의 형평성 문제가 많이 거론되었다.
보훈단체 쪽에서는 평화공원을 어마어마한 규모로 짓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실상은 근린공원 자리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이다. 안보단체들이 현충공원과 자꾸 비교하지만 현충공원은 이미 있던 곳이기도 하고 그곳은 땅값도 어마어마하다. 시예산만 투입된다고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도 예산지원을 요청한 상태이며 국가예산의 지원요청 및 민간기부금도 운영할 생각이다. 한 단계씩 차근차근 추진할 생각이다.

금정굴 사건에 관하여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이 승리했다. 하지만 보훈단체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번 판결에도 나타났다시피 금정굴 사건의 가해자는 국가, 즉 당시 치안대였다. 하지만 보훈단체는 직접적인 당사자들도 아니면서 자꾸 개입해서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 당시 전쟁이라는 특수성을 부각시켜 정당화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나라를 지킨다는 군인이 민간인 학살에 가담한 부분에 대해서는 군인들이 말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당장 급한 게 현재 임시로 안치된 유골을 영구안치 시키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희생자유골은 평화공원 안에 안치할 예정이다)이라고 생각된다. 이 부분은 보훈단체 측과 협의가 될 여지는 없는지
그들은 평화공원조성이 자신들을 학살사건의 죄인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평화공원을 짓는 것은 가해자 측을 처벌하기 위한 행위는 아니다. 우리는 태극단이나 현충공원에 관해서는 참견할 생각이 없다. 유족회 쪽에서 하는 일에 딴지만 걸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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