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장 후보경선 불공정 시비로 한나라당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각 후보 진영은 갖은 힘 겨루기와 전술 구사에 분주하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후보 경선을 마무리하고 표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시민후보 진영도 얼굴 알리기로 눈코 뜰 사이가 없다. 그러나 후보진영을 제외하곤 시민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바로 코앞에 닥쳐왔지만 냉담하기조차 하다. 선거법 상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이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월드컵 경기와 맞물려 이래 저래 묻혀버릴 것만 같다. 우리의 소중한 권리가 소홀히 행사될까 걱정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정치가 모든 삶을 구속한다고 한다. 무심코 던진 한표가 우리의 삶을 구석 구석까지 관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른바 러브호텔 반대를 비롯한 이권적 용도변경, 생태환경 파괴 등 각종 개발 이익에 반대하며 수많은 시민들은 거리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섰지만 결국 우리가 뽑은 한 사람 자치 단체장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좌절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기초 의회의 다수 횡포를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각종 이권에 간여하면서 이익 집단에 놀아난 사례를 숱하게 보아 왔다. 그 만큼 우리의 선량을 잘 뽑는냐 못 뽑느냐의 선거가 중요하다.

이러한 뼈아픈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후보자들의 면모를 조사하고 비교 검토해야 한다. 단지 선거법 테두리 안에서 전달되어지는 선거 공보물만을 보면 현혹될 수 있다. 그러기에 좀더 유권자는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 각 후보자들의 과거는 어떠했는지 엄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지역, 연고, 학연은 타파되어져야 한다고 한지만 그 집단에 가면 오히려 은근히 부추기고 기대는 위선을 범하지 않는지, 정당만 해바라기처럼 쫒는 기회주의자는 아닌지, 과거에 이권에 개입한 경우는 없는지, 도덕적으로 지탄받는 경우는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월드컵 열풍에 선거가 묻혀 버린다면 진실로 자신의 정책과 비젼으로 유권자에 다가갈 역량 있고 도덕성 있는 후보자는 기회를 잃고 맥이 빠질 것이다. 반면 좋아할 후보자들은 너무나 많다. 조직을 가진자. 돈으로 표를 사고자 하는 자, 정당에만 기대는 자는 은밀히 미소지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능력있는 일꾼은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는 안타까운 결과을 얻는다.

아무리 스포츠가 우리의 사회의식을 마비시켜 버릴 정도로 마취적 성격이 있다고 하지만 경기를 즐기면서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의 삶은 황폐화될 수 있으며, 다시 다음 선거를 기다리는 후회를 반복할 것이다. 월드컵은 단기적이지만 선거는 우리의 삶을 지속적으로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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