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동 애니골 '옛골 시골밥상'

경기도지정 음식문화거리가 되는 풍동 애니골, 옛 백마역전의 주막촌들이 1990년대 초 무렵 신도시 개발로 풍동 애니골로 옮겨오면서 형성된 곳이다. 마을 사람들이 ‘애현마을’을 발음나는대로 애현골, 애인골, 애니골로 부르게 됐다.

추억과 낭만이 있는 아름다운 먹거리의 카페촌에서 ‘옛골 시골밥상(대표 이광길)’이 시골의 정겨움을 살포시 전하고 있다.

이광길 대표는 1990년대에 미국과 한국을 왕래하며 몇 년 동안 생활했다. 한국의 나물음식이 그리워서 1995년에 성석동 감내 부근에 130년 된 고택을 말끔히 손질하여 보리밥과 16가지 나물로 밥집을 냈다. 그 당시엔 닭도리탕, 보신탕, 매운탕이 대부분 외식 메뉴였고, 나물밥집은 최초가 되는 셈이다.

이광길 대표는 “텃밭에서 정성들여 가꾼 채소들은 고스란히 신선한 밥상을 차리는 주 재료가 됐다”고, 개성이 고향인 부모님의 비법과 솜씨 좋은 다섯 살 많은 누님과 아내(이현녀 씨)의 손맛이 서울수도권 부근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탁월한 감각을 자랑하는 이광길 대표는 “작은 나무 팻말을 앙증맞게 30여 개를 만들어서 봉일천부터 거리 곳곳에 세웠다”고. 군인들이 10번이 넘도록 뽑은 것을 다시 세웠고, 어떤이는 밥상을 파는 곳인 줄로 착각하는 등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기발한 발상이 된 나무 팻말 때문에 더 발길이 이어져서 유명세를 떨쳤다. 나물 위주여서 사찰음식을 확산시킨 계기였고, 오신채(달래, 파, 마늘, 부추, 무릇)를 사용하지 않아서 사찰음식 연구소 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추장이 들어간 장떡, 즉석에서 양념된 신선한 생불고기도 인기를 받았지만, 얼큰하고 야들야들한 특색 있는 동태찜은 박진영, 최민수, 이주일 씨 등 유명 연예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아 단골로 찾곤 했다. 옛골 시골밥상의 손맛은 성석동과 원당을 거쳐서 애니골에 10년 전에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는 시대 흐름에 맞게 전통의 손맛을 살려서 퓨전 한정식으로 손님상에 내고 있다. 단아한 정식(13,000원)은 오늘의 죽(흑임자), 신선샐러드, 두부김치, 약선잡채, 들깨탕, 한방보쌈, 부침게, 황태구이, 쭈꾸미 볶음+소면이 차려진다. 간장게장정식(23,000원)은 기본메뉴, 알이 꽉찬 간장게장이 곁들여진다.

 이밖에도 점심특선(평일 12시~3시) 및 일품요리로 전통 전라도식 삼합(35,000원), 한방보쌈(25,000원), 옛날 생불고기(20,000원) 등이 정성껏 손님상에 차려진다. 옛골 된장, 청국장, 간장게장(1kg 12,000원)이 포장된다. 속이 편안한 들깨탕, 굵은 중국당면을 사용한 약선잡채, 잃었던 입맛 살려주는 장떡, 막걸리 한사발 생각나게 하는 쭈꾸미 볶음과 소면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찬바람 속에서도 우아한 자태 뽐내며, 붉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남천’들이 울타리가 되어 있고 따사로운 햇살과 시골의 한적함이 머무는 이곳에서 이광길 대표는 “친구, 가족, 연인과 토속적인 맛을 즐겨보았으면 한다”고 했다.

주소-일산동구 풍동 573-1
문의-031-901-8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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