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폭락 FTA, 벼랑내몰리는 축산농
구제역피해 1년, 입식 겨우 50%넘어

▲ 300만원. 구제역 이후 가장 비쌀 때 산 송아지를 1년동안 100여만원어치 사료를 먹여 키워 250만원도 받지 못한다. 인건비는 커녕 사료값도 건질 수가 없다. 손해가 나는 줄 알지만 비싼 사료, 수입 짚을 넉넉히 먹이는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유완식 지부장 농장에서 이재은 한우협회 사무국장이 소 먹이를 주고 있다.
“6개월된 송아지를 300만원에 사와서 2년동안 사료값 300만원 어치 먹여가며 키워도 출하할 때는 많이 받아야 520만원이다. 출하를 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굶겨 죽일 수 있겠나.”

 ‘소값 파동’에다 향후 한미 FTA로 인한 피해 걱정으로 지역 축산 농가의 주름이 늘고 있다. 현재 한우의 가격은 구제역 발생 이전에 비해 하락해 크게는 50% 이상 하락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600㎏ 한우 수소의 가축시장 평균거래 가격은 320만원 선이다. 구제역 발생 이전인 2010년 10월 484만원에 비해 164만원, 비율로는 평균 33.8%나 하락했다. 태어난지 6개월 이후 나오는 암송아지 가격은 80만원, 숫송아지는 120만원 선으로 구제역 이전보다 많이 하락했다. 구제역 이전 암송아지는 217만원이었다.

한우협회 고양시지부 이재은 사무국장은 “한우의 청정 이미지가 구제역으로 희석되고 이로 인해 소비량이 저하되는데 반해 사료값은 오르고 여기에 미국산 소가 들어오면서 한우가 시장에서 제값을 못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래도 한우는 나은 편이다. 젖소의 숫소인 육우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사료를 감당하지 못해 ‘굶긴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값은 폭락했지만 사료값이 크게 뛰어 적자를 보는 축산농가의 주름을 더 늘게 하는 것은 향후 닥칠 FTA로 인한 피해. 한미 FTA로 발효되면 쇠고기의 경우 관세 40%가 15년간 균등 철폐된다.

구제역 여파로 수입은 줄고, 출하는 갑자기 늘었는데 한미 FTA때문에 출하가 더욱 늘고 있다. 수입 쇠고기가 들어오기 전에 내다팔기 위한 것. 한우협회와 축산농가들은 정부에 대책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은 사무국장은 “암소를 도태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한우협회에서 암소 도태 보조금 500억원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결국 300억원만 책정됐다”고 말했다. 한우 농가는 정부의 대량 수매도 요구하고 있다.

고양시지부를 포함한 전국한우협회 서북부지부는 지난 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몰려가 ‘정부의 한우 30만두 수매’를 주장하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구제역 파동이후 소값 폭락과 한미 FTA 피해에 대한 우려로 입식을 망설이는 한우 농가가 늘고 있다. 고양축산농협 김윤영 조합장은 “구제역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한우 50%, 돼지는 30% 미만의 농가만이 입식을 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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